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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안방 파고든 한류 덕에 한국 이미지 ‘굿’

by eknews posted Sep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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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안방 파고든 한류 덕에 한국 이미지 ‘굿’


<대장금>은 이란에서 86퍼센트 시청률을 기록했다. 검은 차도르를 쓴 무슬림 여성들이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외치고, 한국어 강좌에 이집트 사람들이 몰려온다. 중동 지역에서 부는 한류 열풍을 따라 KBS의 위성채널인 KBS월드는 아랍에미리트(UAE) 공영방송과 계약을 맺고 방송을 시작했다. 

대중문화에서 시작한 한류는 한국 상품을 비롯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제2중동붐을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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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에서 K팝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11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K팝 가수의 현지 공연을 원하는 팬들이 모여 응원을 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진풍경이 펼쳐졌다. 온몸을 차도르로 둘둘 싸맨 아랍 여성들의 손에 ‘We love Korea’라 적힌 응원 팻말이 들려 있고, 아이의 손을 잡고 찾아온 아버지는 태극기 펄럭이는 영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문 행렬이 입장을 기다리는 곳은 ‘대한민국’이라는 한글이 선명한 한국관. 사우디아라비아 자나드리아 문화축제에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의 역사•문화와 정치•경제를 보고 느끼려 찾은 사람들이다. 자나드리아 문화축제는 26년간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문화축제로 압둘라 국왕의 주재하에 사우디아라비아 각 지역을 홍보하고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국가적 행사다. 2008년부터 매년 한 나라를 주빈국으로 초청해 주빈국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2008년 터키, 2009년 러시아 등에 이어 우리나라가 2012년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를 제치고 우리나라가 초청받았던 이유는 최근 중동 지역에 부는 한류의 영향도 있었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한 우리나라의 성장과정과 역사•문화를 배우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층의 의지도 강했기 때문이다.

사우디 문화축제 한국관에 14만명 몰려

제2중동붐이 1970~80년대 제1중동붐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한류처럼 우리나라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월 9일부터 24일까지 16일간, 자나드리아 문화축제가 이어진 동안 한국관을 찾은 사람은 14만4천여 명에 달한다.
관람객 중에는 정치•사회•경제 지도층 인사는 물론 가족, 친구와 함께 온 일반 시민도 많았다. 관람객 중에는 K팝 스타가 등장하는 영상물을 보며 스타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는 여성들도 있었다.
드라마 <대장금>이 각국에서 기록한 시청률은 중동 지역의 한류를 대표적으로 설명해 준다. 2007~2008년에 이란 국영방송 IRIB를 통해 방영될 당시 시청률은 86퍼센트였다.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는 금요일 밤 9시 수도 테헤란 도심의 거리가 한산했다고 할 정도다.
드라마 <주몽>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85퍼센트, <허준>은 이라크에서 80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6월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 부인의 초청으로 <허준>의 주연 배우 전광렬이 국빈방문했을 때, 곳곳에 인파가 몰려들어 통행이 어려웠을 정도다.
<대장금>의 성공은 다양한 방송 콘텐츠 수출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터키 이스탄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방송 콘텐츠 쇼케이스’에서는 드라마 <추노> <동이> <뿌리깊은 나무>를 비롯해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휴먼다큐 사랑> 등도 현지 방송사에 판매됐다.

KBS월드, 아랍에미리트서 방송 시작

방송통신위원회는 쇼케이스를 마치고 “현지 방송사들이 드라마뿐 아니라 교육•어린이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앞으로는 프로그램 포맷 수출이나 공동제작 등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KBS의 국제방송 위성채널 KBS월드가 6월 1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혀 방송 콘텐츠의 중동 진출이 본격화했음을 알렸다. KBS월드는 아랍에미리트 공영통신사 에티살라트(Etisalat)의 자회사인 E-vision과 계약을 맺고 드라마, 교양, 오락 및 보도 프로그램을 중동 지역에 방송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K팝 열풍도 중동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코트라 중동 11개 도시 무역관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인 절반 이상은 K팝을 들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특히 1~2주일에 한 번은 K팝을 듣는다는 팬 중에는 20대가 40퍼센트, 10대가 33퍼센트를 차지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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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문화제인 자나드리아 문화축제를 찾은 무슬림 여성들이 손수 만든 응원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4월 22일에는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이 K팝 가수 최초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직접 공연을 보고 싶다며 플래시몹 공연을 펼칠 정도로 열정적인 중동 팬들의 환호가 뒤따랐다.
공연을 기획한 ‘토털 리소스 인터내셔널’ 정숙천 대표는 “K팝의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관객의 80퍼센트가 20대 여자 대학생이었는데, 보호자로 따라온 어머니나 오빠 등 가족들이 놀랄 만큼 열광적인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7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류동호회가 8백43개에 달한다고 발표하며 이 중 아프리카•중동 지역에만 35개, 2만명이 한류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K팝 열풍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9월 이집트 카이로 아인샴스대학교에서 치러진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는 1백64명이 응시해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평가받았다.
이집트의 명문대학교로 손꼽히는 아인샴스대학교는 2005년 한국어과를 개설했다. 이 학과 오세종 교수는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는데, 주 이집트 한국대사관에서 개설하는 한국어 강좌에는 매년 8백명 넘는 수강생이 수업을 듣는다.

중동서 판매되는 TV의 절반 이상이 한국산

문화 전반으로 번진 한류 덕분에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호감도도 늘어났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동 지역에 판매되는 TV 중 55.5퍼센트가 한국 제품이고 자동차는 2011년에 전년보다 7.3퍼센트 증가한 46만9천대가 팔렸다. 특히 우리나라의 발달한 정보통신기술(IT)이 알려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은 입소문만으로 올해 초까지 1백만명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자나드리아 문화축제에서 한국관 운영을 이끈 문화체육관광부 한민호 국제문화과 과장은 “1970~80년대 건설 근로자들을 주로 기억하던 중동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지고 있다”며 “활발한 정치•경제 교류에 문화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사의 땅에서 한국경제 ‘붐’ 을 심었다

중동건설 붐이 일고 있다. 1970년대 고도성장의 견인차였던 중동건설 붐이 다시 찾아왔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중동국가들이 고유가로 축적한 오일머니가 재투자되고 있는 덕이다. 세계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 건설업계는 중동건설을 통해 국내 건설업 위축의 파고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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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는 올해 해외건설 목표액을 7백억 달러로 설정했는데 이 가운데 4백억 달러 내외를 중동에서 수주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이미 3백21억 달러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정유공장 건설현장에서 대림산업 직원들이 공사 진척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이라크에서는 한 기공식이 TV로 생중계됐다. 인구 10만명 규모의 신도시인 ‘비스마야 신도시’의 건설이 시작된 것이다. 이 신도시의 공사를 맡은 기업은 우리나라의 한화그룹이다. 향후 7년간 하루 평균 2만1천명이 투입돼 도로와 상하수도, 주택 등 분당급 신도시를 짓게 된다. 총 공사대금은 77억5천만 달러로 우리나라 기업이 수주한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건설만이 아니다. 중동지역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국내 기업이 수주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날아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기업이 수주한 10대 프로젝트 가운데 7개가 중동지역에서 나왔다. 사우디에서 3건, 이라크에서 2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각각 1건을 수주했다.

해외건설 수주 60퍼센트가 중동물량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UAE의 타크리어 카본 블랙과 딜레이드 코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5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GS건설도 지난 6월 대형 석유화학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의 라빅 석유화학플랜트 공사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GS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인 16조5천억원 가운데 60퍼센트 수준인 10조원을 해외에서 달성하고 이 가운데 70퍼센트를 중동에서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중동지역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해외건설 수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최근 우리 건설업계는 해외진출 47년 만에 누적 5천억 달러 수주를 달성했는데 이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중동에서 나왔다. 중동지역의 비중은 1980년대까지는 90퍼센트 수준을 유지하다가 1990년대 들어선 이 지역의 정치불안 등의 이유로 30퍼센트 내외로 급락했다.
중동건설은 최근 들어 다시 ‘붐’을 이루고 있다. 전체의 60퍼센트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가히 ‘제2의 중동건설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머니가 인프라 개선 투자로 이어진 것이 중동건설 부활의 주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과 발전, 도로 등 각종 인프라 발주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동지역의 민주화 바람도 중동건설 붐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주택과 의료시설 등 복지 인프라 개선을 위한 건설 수요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2014년 연 1천억 달러 물량 수주 목표 세워

우리 기업들은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를 해외건설에서 만회한다는 전략 아래 적극적으로 해외건설에 나섰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이 맞물리며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잇달아 수주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전체 발주물량의 30퍼센트를 국내업체들이 수주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해외건설 목표액을 7백억 달러로 설정했다. 지난해 5백80억 달러에 비해 20퍼센트가량 불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4백억 달러 내외를 중동에서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난 상반기까지 3백21억 달러를 수주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인상적이었다. 1분기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가운데 중동지역의 수주는 2백2억 달러로 전체의 63퍼센트를 차지했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리비아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1천 2백억 달러에 이르는 재건사업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1천2백50억 달러 규모의 석유•가스 분야 5개년 계획이 시행 중에 있다.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의 인프라 투자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제2중동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먼저 해외건설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2의 중동건설 붐에 따른 해외건설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청년층의 해외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에만 추가로 필요한 해외건설 인력은 2천2백명에 달하고 2015년까지 총 1만4천명이 더 투입돼야 한다.
국토해양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올해 7백억 달러는 물론 2014년 연간 1천억 달러 수주 시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제2중동붐 확산 및 신시장 개척을 위한 고위급 건설 외교, 맞춤형 해외건설 인력 양성 확대, 투자개발형 사업 육성, 해외건설 원천기술 확보 등 각 분야에 걸쳐 아낌없는 지원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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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및 사진: 공감 코리아 제공

유로저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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