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FDP)이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분기별 진료비 폐지정책에 대해 연방총리인 메르켈(Angela Merkel)도 분기별 진료비의 폐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의료보험 재정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실시된 독일의 분기별 진료비 의무납부 제도는 시행된 지 8년 만에 전면적인 폐지가 예상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미 각 주 정부들은 분기별 진료비의 폐지와 관련하여 정책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16개 지방정부의 보건부장관이 모인 회의에서는 10개 주의 보건부 장관이 빠른 시일 내에 분기별 기초 진료비를 폐지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분기별 진료비의 폐지가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이유는 의료보험 기관들이 계속되는 재정 흑자로 인해 가입자들에게 남는 돈을 환불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재정 흑자를 가입자에게 환불하기로 예정하고 있는 의료보험 기관에는 기술자 의료보험(Techniker Krankenkasse: TK)과 한자 의료보험(Hanseatische Krankenkasse: HEK)이 대표적이다.
기술자 의료보험(TK)의 경우 가입자가 약 6백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번에 반환이 결정된 금액은 가입자 당 연 80유로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한자 의료보험(HEK)은 약 29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75유로를 2013년 초에 가입자들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하였다.
이들 두 의료보험기관 이 외에도 여러 소규모 의료보험기관들은 이미 30유로에서 72유로 정도를 가입자들에게 반환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접한 메르켈(Angela Merkel)은 연초부터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각 주 정부의 분기별 진료비 폐지 움직임과 정부 관료 및 의회 의원들의 진료비 폐지 제안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빌트(Bild)지가 보도하였다.
분기별 진료비 폐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자민당(FDP)은 메르켈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나섰다. 특히 현 보건부 장관인 자민당(FDP) 출신의 다니엘 바(Daniel Bahr)는 분기별 진료비를 계속 유지해야 할 정책적인 이유는 더 이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여당인 기민당(CDU)의 경우 여전히 분기별 진료비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자들의 경우 자신의 치료를 위해 일정 정도의 부담 부분은 감당하는 것이 당연하며 의료보험 기관들의 재정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보험 기관들의 재정이 이미 어려움에 봉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시된 정책이므로 진료비 징수제도를 폐지하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재차 도래하게 되어 정책이 계속 순환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료보험 기관들 역시 분기별 진료비의 전면적인 폐지에는 반대하고 있다. 법정의료보험인
AOK의 기관장인 위르겐 그랄만(Jürgen Graalmann)은 ARD와의 인터뷰에서 빈곤계층이나 장기 환자 등에
대한 진료비의 면제와 같이 선별적인 진료비 폐지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국민에 대한 전면적인 폐지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독일 국민들의 경우 과거에 비해 의료 혜택이 열악하게
변해간다고 느끼는 가운데 의료보험 재정의 흑자가 단지 납입금의 환불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의료 서비스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독일 유로저널 이승현 기자
eurojournal2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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