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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절벽과 부채의 산 사이에서 방황하는 미국 경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자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미국의 국채 금리 및 주가지수는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이 이탈하는 한편,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는 증가한 결과이다. 

그러나 민주·공화 양당은 경제적 충격 완화를 위해 재정감축 규모를 일부 축소하는 재정비탈(fiscal slope) 정도의 재정건전화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LG경제연구원이 전망했다. 단, 임시예산안이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는 정부부채 한도 소진 등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실제로 감축되는 재정적자 규모나 그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여러가지 견해가 제시되고 있는데 그 견해들 간의 격차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재정절벽의 충격을 다소 완화한 ‘재정비탈(fiscal slope)’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미국의 재정건전화를 둘러싼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확대가 재정절벽의 원인 

재정절벽(fiscal cliff)이란 대규모 재정긴축으로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급격한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부시 감세(Bush Tax Cuts) 연장, 장기 실업수당 등의 시한 연장, 사회보장세율 인하 등이 있었다. 

이러한 재정확대 조치들은 일단 미국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이내 곧 과도한 재정적자 및 그로 인한 정부부채 누증의 문제를 발생시켰다. 재정건전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다. 

지난 2011년 8월, 정부부채 한도의 확대 여부에 대해 미국 정치권이 재정건전화 문제를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향후 10년간 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감축을 시행하되, 2011년 말까지 양당이 10년간 1조 2천억 달러 이상의 재정감축안에 추가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합의에 실패할 경우 예산관리법(Budget Control Act, BCA)에 따라 2013년부터 국방비, 고령자 의료혜택(Medicare) 등 전 분야에 걸쳐 1.2조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자동삭감 절차(sequestration)가 가동되도록 하였다. 

한편, 부시 감세를 연장할 것을 주장한 공화당과 증세 없이는 비용삭감에 동의할 수 없음을 주장한 민주당의 간극은 메워지지 못했다. 

결국 2011년 11월, 부시 감세 연장 합의가 실패로 돌아감과 함께 양당은 추가 재정감축안 마련에도 실패하였고, 2013년 1월부터 부시 감세가 만료되는 동시에 재정지출 자동삭감 절차에 돌입하게 되었다. 

세입 확대와 함께 전방위적이고 일률적인 재정지출 축소로 인해 경제에 일정부분 타격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특히, 전세계 경제는 재정절벽에의한 피해가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 경제 둔화 영향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되어 또 한번의 글로벌 경제 시한폭탄을 안고 기다리게 되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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