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습니다. 봄에는 꽃이 피는 기운이어서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는 기운이어서 열매를 맺습니다. 날씨와 습도와 기온, 그리고 햇빛의 양이 봄에는 꽃이 피기에 알맞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기에 알맞기 때문에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습니다. 이처럼 계절 나름의 때가 있어 그 때에 맞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때에 맞게 변화되고 성숙도 되고 합니다.
하루살이에게는 하루살이 나름의 때가 있습니다. 알에서 깨어날 때가 되니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가 될 때에 번데기가 되었다가 하루살이가 됩니다. 이렇게 각각의 때의 조건에 맞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와 같이 각각의 때의 순환이 끝나면 죽어 없어집니다.
사람에게도 때가 있습니다. 태아기(胎兒期)가 있고 유아기(幼兒期)가 있고 청소년기(靑少年期)가 있고 청년기(靑年期)가 있고 장년기(壯年期)가 있고 노년기(老年期)가 있습니다. 각각의 때에는 그 때의 조건이 있기 때문에 그 때의 조건에 맞는 변화와 성숙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각각의 때를 겪고 한 순환을 지나면 죽어서 없어집니다.
지구에도 때가 있습니다. 처음 지구가 태어났을 때에는 모든 것이 불안정하였습니다. 불덩이가 식으면서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화산이 폭발하여 땅이 솟아오르고 바다가 땅이 되기도 하고 땅이 바다로 되기도 하였습니다. 지구가 적당히 식으면서 거대동식물(巨大動植物)의 때가 있었고 그 후에 인류가 출현하였습니다. 인류가 출현하고서도 처음에는 자연의 일부로서 원시시대의 삶을 살았고 그 후에는 수많은 현인들이 나타나서 삶의 자연환경과 자아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여 축적하는 인간지식의 때가 도래하였습니다. 이 시대 때에 성현들이 인류가 잊고 있던 진리를 알려주고 완성이 이루어지는 때가 올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와 같이 지구에는 때가 있었고 각각의 때에 맞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만일에 현인들이 원시시대에 태어났다면 돌칼과 돌화살촉과 창을 들고 사냥을 하고 미신을 믿으며 살았을 겁니다. 원시의 때에는 그러한 때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렇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러한 때에 태어난 사람은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우주에도 때가 있습니다. 미완성(未完成)의 때와 완성(完成)의 때가 있습니다. 미완성의 때에는 존재하는 일체는 시간이 흘러 수명을 다하면 죽어 없어집니다. 죽기 때문에, 없어지기 때문에 미완(未完)의 때입니다. 영원불변의 살아있는 우주의 근본과 하나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미완의 존재입니다. 완성의 때에는 우주의 근본의 체(體)와 심(心)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우주의 근본의 체와 심으로 거듭난 존재는 우주의 근본과 하나인 존재입니다. 우주의 근본은 영원불변의 살아있는 진리이기 때문에 우주의 근본과 하나인 존재는 완전한 존재입니다.
여름철에는 여름옷을 입고 겨울철에는 겨울옷을 입고 그 철에 맞게 사는 사람이 바르고 지혜롭게 사는 사람입니다. 완성의 때에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완성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 바르고 지혜로운 삶을 사는 것입니다. 완성의 때에는 그 시때(철)에 들어 사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철(때)에 든 사람 - 철이 든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