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온갖 것이 다 들어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경험한 세상과 만 나고 맺은 인연들과 삶의 사연 사연이 다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꿈과 희망도, 계획도 ... 내 삶에서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오감으로 감지하는 순간 마음에 담깁니다.
이렇게 마음에 담긴 것들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합니다. 자식이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온통 자식걱정으로 꽉 찹니다.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사업이 존폐의 기로에 서면 일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차고 불확실한 미래의 일을 계획하고 걱정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기도 합니다. 타향살이 오십년이 지났는데도 고향사람 만나면 고향시절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먼저 떠나보낸 고운님과 즐겨듣던 음악을 들으면 고운님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며 그리움에 가슴이 아려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에는 자기도 모르게 삶의 달콤함에 취하여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내 삶에서 있었던 사연과 인연, 배경들은 그 때 그 때의 집착이 있어서 잊혀 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소중한 것들로 남습니다.
절대적인 존재를 찾아 그 절대자를 굳세게, 굳세게 믿는다고 맹세에 맹세를 거듭하면서도 내 안에 담아놓은 것들이 일이 생기거나 하여 떠오르면 그 일이 우선이고 절대자는 뒷전입니다. 절대자는 절대자이기 때문에 항상 절대자를 최우선적으로 모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절대자는 절대자이기 때문에 절대자만을 사랑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나에게는 내 안에 담아놓은 것이 소중한데 내 안을 들여다보면 내가 믿는 절대자는 없고 절대자 아닌 것들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내 안에 들어있는 절대자 아닌 것들입니다. 절대자 아닌 것들을 사랑하고 절대자는 뒷전입니다. 그러니 절대자를 사랑하고 믿는다는 것도 생각일 뿐이고 말 뿐입니다. 참 믿음은 항상 절대자만을 사랑하고 항상 절대자가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 안에 절대자만 있을 때 참 믿음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절대자만을 사랑하고 믿으려면 내 안에 들어있는 절대자 아닌 것들을 빼기하여 없애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자 아닌 것들을 끊임없이 더하기하여 담으면서 절대자를 가리고 살아온 ‘나’마저 없애면 절대자를 가리고 있던 것들은 소멸하여 없어지고 아니 계신 곳이 없는 절대자만 남아 절대자와 하나 된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 존재는 절대자만 사랑할 수 있고 절대자만 믿을 수 있습니다. 절대자와 하나 된 존재는 완전한 존재입니다.
내 안에 담아놓은 것의 집적이 내 마음 세계입니다. 내 마음세계를 가짐으로써 절대자를 가리고 배척하여 등 돌리고, 내 마음세계를 가져 절대자의 세계와는 딴 살림을 차린 반역자가 아무리 믿는다고 소리높이 외쳐도 거짓일 뿐입니다. 마음에 담아놓은 것을 빼기하여 없애고 반역자인 ‘나’마저 없애면 절대자와 하나이기 때문에 항상 절대자가 함께하고 절대자만 생각하고 절대자의 뜻에 합당한 일을 하고 절대자만을 사랑하고 절대자를 믿게 됩니다. 참 믿음은 내 안에 절대자가 있어 믿는 것이고 절대자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