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이후 재개된 원화 환율의 하락세는 2013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내년에도 이어짐에 따라 전반적으로 신흥국 통화는 선진국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2013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달러 수요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미국 재정절벽 합의나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등의 주요 불안요인들이 큰 충격 없이 매듭지어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감소하면서 신흥국 통화의 강세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원화 강세는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원화는 2007년 대비 15% 이상 절하된 상태이다. 향후의 환율 하락세는 불안정한 대외여건으로 저평가되었던 원화가치가 적정 수준을 회복해가는 과정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내년 원화환율은 연평균 달러당 1,050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내년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달러 공급 우위의 외환시장 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들어 과거와 비교할 때 환율 수준에 비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원화환율은 달러당 약 30원 상승했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약 170억 달러나 늘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상승 등으로 경상수지 균형 환율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본수지 측면에서도 원화 절상 압력은 높을 전망이다. 원화 자산의 경우 선진국 대비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신흥국 통화 가운데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향후에도 투자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전까지는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경우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경향을 띠었으나, 올해 9월 이후에는 달러화가 오르는 시기에 원화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특히 원화의 강세폭이 더 커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커지고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원화의 입지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는 원화의 약세 전환이 불가피하겠지만, 작은 불안 국면에서는 원화 환율이 과거에 비해 덜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