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계 원자재 가격, 전반적 하향 안정 전망
2013년 국제 유가는 경제 둔화와 공급확대 등으로 소폭 하향세가 예상되며, 비철금속, 곡물 등 대부분 원자재의 수급이 개선될 전망이다. 석유시장에서는 선진국의 수요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등 개도국도 수요증가가 제한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 '2013년 세계 경제 동향 전망'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1% 미만 증가에 그치는 반면 공급은 비OPEC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석유공급 능력이 내년에 2.3%(210만 b/d)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가분 중에서 비OPEC이 6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타이트 오일 생산이 늘어나고 카자흐스탄에서는 금세기 최대 에너지 사업으로 꼽히는 카샤간 유전이 2013년 상반기 중 생산을 개시할 전망이다. 캐나다의 오일샌드와 브라질의 심해유전도 비OPEC의 석유공급 능력 확대를 견인할 것이다. 이라크의 석유생산도 점차 정상화될 전망이다.
다만 OPEC국은 고유가를 유지하기 위해 유가 하락 시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복지재정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에 소폭인 13만 b/d 규모의 초과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평균106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철금속 역시 초과공급이 예상된다. 수요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공급확대 여력은 큰 상황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구리공급이 늘어나고 남미와 중동지역의 생산능력 확대로 니켈과 알루미늄 공급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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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11월 8일 원자재 가격의 ‘슈퍼 사이클(장기 상승세)’이 올해 정점에 도달하면서 앞으로는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기화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상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지난 10년간 이어진 원자재·상품의 불패 신화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환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960년부터 에너지와 금속, 곡물값 등을 종합한 세계은행 원자재 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그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장기적으로는 하락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표:한국경제 매거진 전재>
곡물 시장, 수급 사정 개선으로 가격 안정 전망
곡물은 현재의 빠듯한 수급사정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국의 작황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기상여건은 개선되고 있어 내년도 곡물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곡물가격이 현재수준보다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곡물재고 수준이 낮은 상황이고 생산증가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과거에 비해서는 높은 곡물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의 핵 개발 고수 속에 이스라엘의 단독 공격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수준이 이미 9월에 군사타격을 요하는 임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는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시리아와 이집트 등 중동국가들의 내정불안도 단기 석유공급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있다.
비철금속은 만성적인 남미의 광산 파업과 노후 광산의 가동률 급감 등이, 곡물은 기상이변 등이 가격 급변동을 촉발할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국제 원유,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면 신흥국 가운데에서고 한국,터키,인도,이집트 등과 같이 자원 수출 비중이 낮고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게는 상품값도 하락하고 수출 단가도 낮아져 유리해진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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