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쪽지 예산 파동으로 지탄을 받았던 국회의원들이 국민은 영하 16도의 강추위 속에서 벌벌 떨고 있는 가운데 모두 ‘따뜻한 나라’를 찾아‘외유성 출장’을 떠나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계수조정소위 위원 9명은 지난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두 팀으로 나눠 예산심사시스템을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출국했다.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 국민의 삶은 날로 피폐해져가고 있지만, 호텔방에서 야합으로 예산을 처리한 의원들은 ‘나몰라라’하면서 버젓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입만 열면 새정치를 외치지만, 결국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부 의원들의 몰지각한 행동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고, 호텔 밀실회의, 쪽지예산 끼워 넣기 등 온갖 구태의 주역인 새누리당 장윤석,김학용,김재경,권성동,김성태 의원과 민주통합당 최재성,홍영표,안규백,민홍철 의원 등 여야 의원 9명이 1억5,000만 원의 혈세를 들여 외유성 해외출장에 나선 것이다.
이에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하 경실련)은 " 빈곤층 의료비 지원예산 2824억 원 등을 삭감하는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민생예산’은 뒷전이고, 이른바 ‘쪽지 예산’을 통해 5574억 원에 이르는 지역구 민원사업예산을 앞 다퉈 새해 예산안에 끼워 넣어 국민적 원성이 높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권리 챙기기에 몰두한 이들 의원들의 파렴치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경실련은 "이들 의원의 출장 목적이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예산처리 시스템을 둘러보는 것이라는데, 대부분 후진국인 이들 나라의 예산처리 시스템에서 우리 국회가 참고할 게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하면서 " 따라서 본인들이 떳떳한 ‘의원 외교 활동’이라고 주장한다면, 일정이나 예산 내역을 명명백백히 공개하여야 할 것이며, 단순 외유성 해외 출장에 그쳤다면 국민 앞에 석고대죄(席藁待罪)하는 것은 물론, 사용예산에 대한 반납을 통해 국민의 분노를 잠재워야 할 것이다. "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국회는 그동안 제시되어 논란이 되어온 의원연금제도 폐지, 의원 겸직 금지, 국회 윤리특위 강화, 불체포 특권 포기, 세비 30% 삭감 약속의 이행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특권 지키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나타내,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철저히 짓밟은 처사로 비난 받고 있다.
한편,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외교 활동과 관련한 내용들이 정보 공개를 신청하지 않는 이상 비공개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국회의원의 ‘의원 외교 활동’에 대한 사전계획서 및 결과보고서를 통해 해당 국회의원들의 해외 방문이 공무에 적합한 것인지, 꼭 필요한 것인지, 외유성은 아닌지를 따져보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해외동포들과 동포 언론사들도 해외를 방문하고 있는 의원들이 지금까지는 쇼핑과 관광을 일삼는 행위를 방관만 하지 말고 의정 활동 여부를 이제부터라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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