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예와 독일의 현대미술이 만나다
바트 잘츠하우젠 '갤러리 슈람' 제3회 한독교류전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 지사 김운경
헤쎈주 니다(Nidda)시의 바트 잘츠하우젠 소재 '갤러리 슈람'(Gallery Schramm)에서 지난 달 29일 2012년을 마감하는 제3회 한독교류전이 오픈했다. 이번 교류전은 한국의 서예가 박양준, 독일인 부부화가 디터 헤르찡어(Dieter Herzinger)와 로스비타 이벤-뵈에르(Rostwita Iven--Boeer) 등3인전으로 열렸다. 토요일 오후에 열린 개막식에는 니다 시의 수석 시의원 라이문트 베커 씨를 비롯해 백 여명의 미술애호가,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갤러리의 김경숙대표는 이번 한독교류전의 특징으로 첫 한국 서예전을 꼽았다. 김대표는 "한국의 서예에 대해서 방문객들이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처음 시도인 만큼 독일사회가 과연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좀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하면서도" 독일인들이 한국의 전통이 배어나오는 그림이나 예술품에 특히 관심을 보여온 만큼 이번 서예전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대표는 여류작가 이벤-뵈에르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벤-뵈에르는 1년에 평균 한 두 작품만 그리는데다 2012년부터 작품활동을 중단한 상태여서 소장작품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벤-뵈에르의 회화에 대한 김대표의 감상은 "작가의 그림들이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림속 판타지에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고 한다. 이벤-뵈에르는 유명인의 초상화를 그려 온 초상화작가로도 이름이 나 있다. 부인의 화풍과는 달리 디터 헤르찡어는 주로 잔잔한 풍경화 작품을 그린다.
선친의 가르침을 따라 서도의 길에 입문한 박양준은 '붓의 길이 곧 삶의 길'이라는 철학으로 그 길에서 부단히 노력하는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서여기인(書如其人: 글씨가 곧 사람)하기 위해 붓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비쳐보며, '성(誠)과 경(敬), 의(義)와 풍(風)의 정신'을 바탕으로 혼이 담긴 붓길을 통해 삶의 길을 찾아 나선다. 시인 김병기는 박양준이 고민하는 것은 글의 내용이라며 자연의 기상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자신으로 인식하는 데서 글쓰기를 시작한다고 했다. 박양준은 예서를 충실히 학습하여 내면을 채웠으며 그의 서풍은 예서와 전서가 혼융되었다. 한마디로 붓길에서 삶의 길 찾는 서예가 박양준은 비움과 채움의 조화, 높음과 낮음, 넓음의 상생을 통해 사람들을 소통하게 하고 나눔의 도를 실천하는 작가다. 대전을 주무대로 삼아 활동하며 동아미술대상 수상(2005 동아일보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한국미술협회), 초대개인전 (2005 현대갤러리, 2007 루마니아국립박물관)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대전대학 서예한문학과 외래교수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의 화가들로부터 도전과 자극을 받았다는 풍경화가 디터 헤르찡어(75)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삶의 다양한 모습을 인식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자신의 세계관을 표출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작업"임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는 "그림이란 자신의 삶과 평행을 이루며 영혼의 거울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특히 색깔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그렇기 때문에 색깔의 효과를 중시한다. 그는 특히 세잔느를 비롯해 야수파(포비즘) 화가들과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들, 특히 '청기사파(der Blaue Reiter)' 화풍에 깊이 영향받았다.
로스비타 이벤-뵈에르(ROSWITA IVEN-BÖER)의 그림들은 매우 특성이 강하다. 그녀는 대상물을 초현실 표현주의적으로 그린다. 하지만 현대적인 것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으며 오늘날 회자되는 아방가르도로 나가지 않는다. 미술사가 바이스커(Heinz Beisker)는 그녀의 화풍을 시적 현실주의라고 칭한다. 이벤-뵈에르는 평범한 재료, 평범한 도구를 통해서 매우 독특한 것들을 창조해낸다. 화가로서 인간적인에 것에 의무감을 느끼는 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잠재의식을 담아 인간과 환경에 대해서 형상화한다. 이벤-뵈에르는 여자다. 그 사실이 그녀의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그녀는 보다 현상에 열중하며 이것을 통해 부드러운 공격과 도발도 서슴치 않는다.
이번 한독교류전은 1월 말까지 계속되며 개관시간은 목+금 14:00 – 19:00, 토+일 14:00 – 20:00, 자세한 것은 갤러리 슈람에 문의 바람 (Gallery Schramm, Kurstrasse 7, 63667 Bad Salzhausen전화: 06043-555 7799, 06043-988 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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