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권 남용 논란 MB 특사, 박근혜 당선인에 불똥튀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측근과 정권의 코드에 맞는 보수인사들 구하기 특별사면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연이은 경고를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결국 강행되면서 그 불똥이 박 당선인에게 튀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일부 국민들과 정치계에서는 한 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 "짜고 치는 '밀당'이라고 비난하면서 '사면권 남용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던 박 당선인이 사실상 특사 결행을 묵인, 또는 협조했을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박 당선인은 말로만 특사 반대를 밝히고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이번 특사로 양쪽 모두 실리를 얻는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또 2009년 5월 총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특별당비 3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6월이 확정돼 구속됐었던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이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된 것도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서 전 대표는 2008년 총선 때 친박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자 총선을 20일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었고, 예상 밖 돌풍으로 14석을 얻었다.
서 전대표 사면문제는 현 정부 임기 내내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 모두에게 부담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박 당선인은 이번 특사를 통해 정치적 부담을 크게 덜게 된 셈이다.
이 대통령의 특사 발표와 같은 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사퇴도 일종의 여론 무마용 '물타기'로 여론의 시선을 크게 분산시켰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총리후보자 사퇴와 같은 중차대한 일을 박 당선인과 논의도 없이 결정했을 리가 없다. 김 후보자의 사퇴는 박 당선인과 충분한 논의 끝에 결정됐을 것이고 하필 이 대통령의 사면 발표일과 같은 날로 사퇴시기를 정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일부 언론에선 박 당선인이 이번 특사 문제를 두고 이 대통령과 극심한 대립을 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지만 박 당선인이 특사 문제와 관련해 취한 행동은 대변인을 통해 간접적인 의사를 몇 차례 피력한 것이 전부였다.실제로 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이 이번 특사를 사실상 묵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국민들 앞에서는 마치 양측이 심각한 충돌이라도 할 것처럼 으르렁 거렸지만, 그 내부를 잘 아는 이동관 전 수석의 이 발언은 이번 사면이 '짜고 치는 밀당'이었다는 국민적 의구심을 확인시켜주는 발언"이라며 박 당선인 측과 청와대의 해명을 요구했다.
사면권은 사법체계의 오류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대통령 고유의 권한을 악용해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유로저널 단독 사설, 3 면>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