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늘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겪어왔습니다.
원시부족으로 나뉘어 살던 시절에 부족들은 각각의 신을 숭배하였습니다. 독수리를 숭배하는 부족이 소를 숭배하는 이웃부족과 전쟁을 하여 이기면 소를 숭배하는 성전과 우상들을 다 불태우고 부숩니다. 독수리를 숭배하는 것이 옳고 소를 숭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지요.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양쪽 다 엉뚱한 신을 숭배한 것입니다.
지구상에는 일부다처(一夫多妻)를 허용하는 나라도 있고 반대로 일처다부(一妻多夫)의 전통을 고수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서로 상대 나라의 풍습을 이상하다고 합니다. 일부일처(一夫一妻)의 입장에서 보면 양자 모두 엉뚱한 풍습을 고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또 당시의 과학 수준에서 천동설이 옳다고 믿던 시절에 태양계의 실제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지동설이 옳다고 주장한 사람이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천동설을 받아들이고 지동설을 부인하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천동설이 신의 뜻(섭리)에 합당하다는 것이 당시 종교의 주장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보면 엉뚱한 주장에 불과합니다.
현미경이 발명되어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발견되기 전에는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은 나쁜 일을 저질러서 신의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지진이나 화산폭발, 홍수나 가뭄 등 천재지변도 모두 인간의 죄를 신이 징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과학이 발달하여 그러한 일의 원인이 밝혀진 오늘날 돌이켜보면 무지(無知)의 소치에 불과합니다.
자본주의의 폐해가 극에 달했을 때 소수 자본가에게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잘 사는 낙원을 만들겠다는 이념을 내세워 공산혁명을 하고 공산주의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자본주의 국가와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도시가 파괴되었지만 공산주의 이념은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엉뚱한 이념에 현혹되어 저질러진 해프닝이었습니다.
종교는 모두 영원한 진리 나라에서 진리의 존재로 거듭나서 영원히 살자는 것인데 서로 상대방은 옳지 않고 자기만 옳다는 입장에서 대립과 갈등이 끊임이 없고 종교가 태동한 이래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인류를 구원한다는 종교의 본지(本旨)와는 배치되는 일들이 미개(未開)한 원시사회가 아닌 개명(開明)한 문명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리의 입장에서 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아직도 사람 사는 곳에서는 미신이 횡횡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원시시대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이것은 인간이 그러한 존재임을 말해줍니다. 사람은 참(眞)의 존재가 아니고 허(虛)의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바름이 없습니다. 그러니 참을 보고도 참을 알아보지 못하고 참을 이야기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바른 생각도, 바른 말도 못하고, 바른 삶도 살지 못합니다. 오히려 엉뚱한 곳을 기웃거리고 엉뚱한 말에 솔깃해서 엉뚱한 일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바른 말도 엉뚱하게 알아듣고 바른 존재도 엉뚱하게 받아들이고 엉뚱한 존재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기다리고 그리는 엉뚱한 존재는 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