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 한느케의 영화 “아무르(Amour)"가 세자르 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지난 금요일, 38회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늙음과 죽음을 향해 가는 출구없는 감옥에서의 숨막히는 여정을 그린 영화 “아무르”는 주요상을 모두 석권하였다고 리베라시옹지는 보도했다. 또한 25일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도,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영화 Amour, (사진: 리베라시옹)
음악도 그 어떤 음향 효과도 없이, 파리 아파트의 삐걱거리는 마루 바닥의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이 섬세한 영화 <아무르>는 한 나이든 커플의 가혹하면서도 치열한 쇠락의 여정을 담았다. 엠마누일 리바가 연기한 안느는 점점 자립 능력을 잃어 가는 치매의 희생자다. 처음엔 말을 잃고, 나중엔 온 몸이 자신의 의지를 배반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모든 과정을 그녀를 마지막 순간까지 애정에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남편 조르주(장 루이 트랭티냥)이 함께 한다. 카메라는 이 쇠락의 과정을 남김없이 추격한다. 거실에는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가, 이 커플이 예전에는 음악을 가르쳤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안느는 지금, 동요 “아비뇽 다리” 의 가사 몇 마디를 읊조릴 뿐이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두 주연배우의 연기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감독이 염두에 두었던 배우 장 루이 크링티냥(82세)는 아내를 다시는 병원으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남편을 연기하기 위해 은퇴한 스크린으로 되돌아 왔다. 최근 86세 생일을 맞이한 노년의 여배우 엠마누엘 리바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헌신하기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
점점 더 멀어져가는 외부 세계를 상징하는 이 커플의 딸은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했다.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우린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난해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탄 뒤 감독 한느케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프랑스에서만 68만명이 관람한 이 영화는 전 세계 50개국에 수출되어, 170만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한국 내에서도, 외국예술영화로서는 드물게 지난해 6만의 관객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세자르 상에서 최우수 다큐영화상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Les Invisibles)”에게,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은 “어네스트와 셀레스틴(Ernest et Célestine)”에게 돌아갔다.
정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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