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즈호 순항중,10일 밤 우주정거장 도킹
이소연 씨, ISS서‘식물생장’등 3가지 실험 첫 수행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탑승한 소유즈 TMA-12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후, 4월 8일(수) 한국 우주인은 우주에서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것으로 교육과학기술부는 밝혔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475번째이자 여성으로는 49번째인 우주인을 배출하고, 11번째 우주과학실험을 수행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씨가 탄 소유즈 우주선은 발사체와 분리된 후 2일간 고도를 높여 지구에서 350km 높이로 공전하고 있는 ISS와 도킹하게 된다.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8일간 체류하면서 우주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소유즈 TMA-12는 10일 한국시각 오후 10시경(GMT 13:00)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하여 약 3시간 후인 11일(금) 오전 0시 50분 경에는 해치가 열려 이소연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하게 된다. 이때 이소연씨를 포함하여 ISS에 새로 탑승하게 되는 우주인에 대한 환영식이 있을 예정이며 이때 ISS에서의 이소연의 모습이 처음으로 생방송으로 중계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임무통제센터(MCC)는 우주인 환영식 및 ISS 거주하는 우주인 6명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 한국 시간으로 11일(금) 01시 20분 경 생중계할 예정으로, 모스크바 MCC에서 대기한 한국측 대표와 이소연씨가 간단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10일 도킹 후 ISS 첫 날에는 이소연씨는 영국 시간 17시 20분경(유럽 18시 20분경) 우주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한 후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오리엔테이션은 본격적인 국제우주정거장 적응을 위한 ISS투어로서, 유리 말렌체코(러시아 우주인)의 안내에 따라 러시아 즈베즈다 모듈과 미국 데스티니 모듈을 둘러보며 다양한 우주장비들과 실제사용법에 관해 설명을 듣게 된다.
한편, ISS 도착 첫날에는 총 18가지의 우주과학실험 중 3가지의 우주과학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첫 번째로 ‘식물생장실험’을 수행하게 되는데 도킹 첫날 10일부터 귀환 전일까지 식물 생장을 관찰, 이를 카메라로 촬영하여 기록할 예정이다. 지상의 학생과학임무팀도 동일한 실험키트로 우주에서의 식물생장을 비교하게 되며, 무, 콩 두종류의 씨앗을 빛과 어둠의 2가지 조건에서 각각 생장시키게 된다. 지난 2월 무인화물 우주선 프로그레스호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져간 11가지 종자는 70일간 우주환경에 노출된 뒤 소유즈 귀환 시에 지구로 가져와 종자의 생장 및 유전 변이를 검정하게 된다.
‘미세 중력환경에서 세포배양 실험’에서는 「세포배양용소형생물배양기」를 통해 줄기세포, 벼세포, 연골세포 등을 배양하게 되며, 우주환경에서 초파리를 이용하여 중력반응 및 노화 유전자를 찾는 ‘초파리 실험’에서는 초파리 약 1천 마리의 움직임을 ISS 체류기간 동안 매일 5분씩 기록할 예정이다.
한편 도킹 첫날에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노트북에 지상에서 가져간 하드디스크를 설치하고 체크할 예정이다. 이 하드디스크에는 과학실험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측정데이터, 그리고 소음이 심한 ISS환경을 배려하여 우주인을 위한 음악이 담겨져 있다. 열흘 동안의 우주비행을 마친 후 이소연씨는 소유즈 우주선 귀환모듈에 탑승해 19일 귀환 시에 이 하드디스크에 과학실험임무 진행과정과 사진자료를 저장하여 지상으로 가져오게 된다.
이씨는 ISS에서 만나는 미국 여자 우주인인 페기 윗슨과 비행 엔지니어인 러시아 유리 말렌첸코와 함께 돌아온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소유즈 TMA-11호를 타고 ISS로 가서 현재까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씨와 함께 우주로 간 세르게이 볼코프와 올레그 코노넨코는 10월까지 ISS에 머문다.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은 지구로 귀환할 때 미국처럼 우주왕복선에 탑승해 착륙하지 않고 캡슐에 실려 낙하산을 타고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근처 초원에 떨어진다. 러시아는 비용절감을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이후 러시아 병원에서 약 2주간 휴식을 취한다.
이씨의 우주 임무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최초의 우주인 선발을 비롯하여, 2015년까지 우주개발 10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주개발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이를 실천해 왔다. 그리고 2020년대에는 달 탐사 대여정을 시작한다. 더 이상 옥토끼들이 방아를 찧는 상상 속의 달이 아닌 것이다. 특히 우주인 탄생은 그동안 ‘우주한국’ 달성을 위해 준비했던 첫 결과물인 셈이다. 일부 선진국의 전유물이 돼 왔던 우주개발이 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옴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쾌거다.
2015년까지 우주개발 10위권 목표
정부는 이번 우주인 배출에서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과학기술적인 부분이다. 우주인을 통해 선발·훈련과정, 우주비행, 우주과학실험 등을 통해 유인우주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유인우주 프로그램의 시작은 올해 12월 우리가 만든 우주 발사체로 우주를 비행할 수 있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예컨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오는 6월 완공 예정인데, 우리 발사체를 우리 손으로 쏘아 올릴 이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예정대로 12월에 과학기술위성 2호를 이곳에서 발사하면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외국 우주센터와 명실상부하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수행 불가능한 우주과학실험을 통해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수출증대 등 직·간접적 경제·산업적 효과를 얻게 된다.
선진국들이 막대한 연구개발예산이 소요되는 우주분야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는데, 우주기술은 방송통신·위성항법시스템 등 미래산업을 이끌고 갈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무한기술경쟁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미래산업에 우리나라도 결코 뒤질 수 없다. 그동안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축적된 기술능력을 바탕으로 우주기술의 독자적 능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관련기사 3 면 사설>
유로저널 공병희(B.H.GONG)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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