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는 아프리카‘反中기류’,新식민주의로 공개 비판
오는 26일 개최되는 제5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오는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예정인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에서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나이지리아의 라미도 사누시(52) 중앙은행 총재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9일자에 기고한 '아프리카는 중국과의 로맨스에 대해 현실적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의 아프리카 공략을 '제국주의''식민주의'에 비유하면서 강력히 비판했다.
그동안 서구 정부 및 언론들이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팽창주의적 행태를 비판한 적은 많지만 아프리카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고위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중국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아프리카는 이제 중국에 대한 낭만적 인식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베이징은 (아프리카의) 파트너이자 경쟁자이며, 구 식민국처럼 착취자임을 인지해야 한다. 아프리카는 지금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에 노출돼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사누시 총재는 칼럼에서 "중국은 우리(아프리카)로부터 주요 자원을 가져간 다음 공산품을 팔고 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식민주의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더이상 저개발경제국 동료가 아니며, 서구와 똑같이 (우리를) 착취할 수 있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며 "중국은 아프리카의 비산업화, 저개발의 핵심 기여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과의) 이혼을 제안할 수는 없지만 이 결혼계약에 있어서 착취적 요소에 대한 검토가 너무 늦었다"고까지 주장했다.
1961년 비동맹회의(미국과 옛 소련을 모두 멀리하는 국가들) 성립 이후 아프리카 국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중국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막대한 무역흑자를 통해 축적한 외화가 기반이 됐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통해 싼값에 자원을 조달하는 동시에 공산품을 팔 시장을 얻었지만, 이로 인해 아프리카는 산업 발전이 가로막혀 자원 수출에만 의존하게 된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와 중국의 교역 규모는 2000억달러(약 219조원)로 2000년 대비 20배 늘었지만, 아프리카 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12.8%에서 10.5%로 줄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8월 아프리카를 순방하며 "21세기에는 외부인들이 아프리카에 들어와 자원만 빼낸 뒤 떠나는 시대가 끝나야 한다"고 중국을 공격했다.
유로저널 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