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을 할 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여러 가지 답이 나옵니다. 어떤 분은 ‘나’라고 답하고 불교 신자는 ‘마음’이라고 답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시 부연하여 설명을 합니다.
세상에는 우주와 수많은 별과 만상만물이 있는데 별은 지구에 있는 모든 바닷가 모래사장의 모래알을 다 합친 것만큼 된다고 합니다. 지구에는 많은 종(種)이 있는데 각각의 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개체가 있습니다. 숲 속의 나무는 얼마나 많고 또 짐승은, 물고기는, 새는, 곤충은 ∙∙∙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도 70억 명이나 됩니다. 세상에 있는 것들은 이렇게 많은데 하나밖에 없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대부분 묵묵부답(黙黙不答), 말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다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하늘이라고 쉽게 답을 합니다. 어른들은 마음에 가득 담고 있는 잡다한 지식이나 정보가 지혜를 가리고 있어 질문을 던지면 마음에 담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에서 답을 찾느라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질문이 일상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담아놓은 지식과 정보에는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담아놓은 것에서 답이 될 만한 것을 찾아서 엉뚱한 답을 하게 됩니다.
하늘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늘은 없는 곳이 없이 가득 차 있습니다. 하늘은 세상의 근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근본인 하늘에서 나와서 하늘에서 존재하다가 수명을 다하면 하늘에서 소멸합니다. 만물만상은 하늘에서 나와서 하늘로 돌아갑니다. 만물만상을 내고 품고 있다가 거두어들이는 하늘은 참으로 존귀한 존재입니다. 모든 것을 나게 하는 하늘은 생명의 근원입니다. 하늘은 영원 전에도 있었고 현재도 있고 영원 후에도 있는 영원불변의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이때의 하늘은 별도 공기도 아무것도 없는 무한대 순수 허공을 말합니다.
하늘은 하나밖에 없는 존귀한 존재, 존귀한 존재에게는 ‘님’자를 붙이는 것이 바른 도리. 하늘님(늘의 ‘ㄹ’이 탈락하면 ‘느’ =>하느님), 하나님. 마호멧교에서 하느님(또는 하나님)에 해당하는 ‘알라’는 ‘하나’라는 뜻입니다. 하늘은 없는 곳(아니 계신 곳)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도국(道國 = 道의 나라)입니다. 천 년 전 통일신라 최치원의 필사본이라고 전해오는 천부경(天符經)을 보면 천부경 이전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나라의 도(道)가 매우 높은 경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시중에 나와 있는 해설서는 一顧의 가치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속여도 하늘은 속일 수 없다’ ‘천벌을 받는다’ ‘하늘이 가만 두지 않는다’ ‘하늘이 무심하시기도 하지’ 라는 말에는 도국의 잔재가 언어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옛 선조들은 하늘의 실체를 조금은 알고 있었던 것같습니다. 선조들의 도맥(道脈)이 끊어져 자취를 감춘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세상에 있었던 그 어떤 것보다도 근원적인 도법이 나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도는 끝까지 자기가 남아 자기를 위한 가짐의 도였지만 새로운 도법은 일체를 놓고 자기마저 놓아버리는 해탈(解脫)의 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