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껄루샤리 CALUSARI ♧
CALUSARI (껄루샤리) 는 루마니아의 전통 민속 춤 중 하나로 주로 부활절 후 50일 되는 RUSALIILOR (루살릴롤) 명절에 동네 총각들이 추는 춤이다. 원래는 숫총각들만 참여할 수 있는 주술적 성격의 춤이었다.
껄루샤리에 입단하고자 하는 동네 총각들은 루살릴롤의 일주일 전에 마을에서 정한 신성한 장소로 모인다. 이 장소는 마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강가나 호숫가 등 물가 근처로 정해진다. 이 곳에서 총각들은 껄루샤리에 입단하는 서약을 하고 루살릴롤 기간중에 지켜야 하는 여러 의식과 규약들을 준수하겠다는 맹세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껄루샤리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껄루샤리의 일원이 된 총각들은 루살릴롤 명절 기간을 신성한 주간으로 여기고 깨끗한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유지해야 한다. 이 일주일간의 명절 기간 중에 이들은 성적 접촉을 엄격하게 금해야 하며, 마을의 전통 도덕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행동태도를 잃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이들은 명절 기긴이 끝나기 전까지는 껄루샤리 입단시 했던 서약과 맹세의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발설해서도 안되며, 껄루샤리의 신비스러움을 간직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껄루샤리는 보통 9~11명 정도로 구성되며 껄루샤리 단체의 구성원은 집단 안에서 각각 계급이 나누어져 있다. 이중 버따프 (VATAF) 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사람이 우두머리가 되어 집단을 이끈다. 그리고 무뚤 (MUTUL :벙어리) 라는 명칭을 가진 단원이 있는데 이 사람은 춤판이 진행되는 동안 아주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무뚤은 직접 춤을 추지는 않는다. 이 사람은 껄루샤리들의 춤이 진행되는 동안, 우스꽝스런 행동을 하는 역을 맡은 춤꾼, 외설스런 행동을 보이는 역을 맡은 춤꾼, 그리고 실수하는 춤꾼들을 벌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루살릴롤 명절기간, 그리고 춤을 추는 동안에 껄루샤리들은 특별한 민속의상과 복장을 갖춘다. 다리에는 마구에 다는 작은 종을 동여매고, 손에는 작대기를 쥔다. 그리고 껄루샤리 집단은 마늘과 향쑥으로 장식된 긴 장대 깃발을 앞세운다. 이는 루마니아 사람들도 마늘과 향쑥이 악귀를 물리치는 힘을 가진 신성한 식물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꿀라를 소재로 한 소설과 영화에서 흡혈귀를 물리치는데 마늘이 동원되는 것도 이런 사상과 무관하지 않다. 특기할 사항은 우리나라 단군신화에서 곰이 웅녀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100일간 굴 속에서 참고 연명해야 하는 시험기간 중에 먹을 수 있게 허락된 단 두 가지의 식물도 바로 이 마늘과 쑥 이었다는 사실이다.
껄루샤리들의 특별한 복장과 장대 깃발에서 알 수 잇듯이 이들의 춤은 단순한 친목이나 화합을 위한 놀이 형식의 유희적 춤이 아니라 주술적 성격의 춤이다. 공중으로 껑충 뛰거나 무릎을 꿇은 자세로 땅을 기는 동작들을 하며 다리에 달린 종을 울리고, 허공으로 막대기를 휘두르며, 마늘과 향쑥으로 치장한 장대깃발 주위를 맴도는 이들의 춤은 원래 병든 사람을 고치는 샤먼적인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 원래 이들은 춤을 추면서 무아지경에 빠져들어 실제로 병자들을 고쳤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의 춤은 치유뿐 아니라 대지의 풍요와 여인들의 다산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의 일종이라고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 전통적 의미의 주술적이며 제례 의식적인 껄루샤리 춤을 계승 간직하고 있는 곳은 루마니아 남쪽의 TELEORMAN (뗄레오르만) 등 몇몇 지역 뿐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껄루샤리 춤은 대부분 보여주기 위한 공연 형태로만 남아 있다.
신성한 루살릴롤 명절 기간이 끝난 후, 껄루샤리 들은 처음 모여서 맹세를 나누었던 신성한 장소에 다시 모여 장대 깃발에 달았던 마늘과 향쑥을 걷어낸 다음에 아무도 모르는 그들만의 비밀스런 장소에 정성껏 파묻는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껄루샤리 집단을 해체하고, 각각의 단원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뿔뿔이 흩어져서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돌아온 이들은 명절 기간 중 헤어져 있던 식구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후 일상으로 되돌아 온다. 일반적으로 껄루샤리 집단의 단원들은 별다른 일이 없을 경우 몇 해 동안은 같은 사람이 계속 되풀이 해서 단원으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