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의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사상(事象)을 바라보고 이렇다 저렇다 하고 옳다 그르다 합니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이어서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자기입장에서 보고 듣습니다. 또 자기중심적이어서 자기의 기준 잣대와 자기가 보고 듣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은연중에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세계)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성장배경이 다르고 삶의 경험과 상황조건이 다르다 보니 살면서 집어먹어놓은 마음의 칼러가 다 다릅니다.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 있어도 그 장소에 대한 느낌이 다 다릅니다. 똑같은 사물을 보아도, 어느 한 사람을 보아도 다 다르게 봅니다. 단체 관광으로 파리의 에펠탑을 보고 나서 물어보면 ‘별 것 아니더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역시 들은 대로 대단하더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물어보면 서로 다르게 보고 느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범죄 현장에서 범행을 본 사람들에게 범인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면 제대로 증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제각기 자기 멋대로 보았다는 것이지요,
이러하다 보니 일상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부딪쳐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대로부터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특별한 경우에만 상처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주고받습니다. 작은 일은 작은 일대로 큰일은 큰일대로 크고 작은 상처를 항상 주고받고 있습니다. 가족 간에도 친구 간에도 직장 동료 간에도 동호인 간에도 식당 종업원과도 사람과 사람 간에는 항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스스로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공격성 언행에 대해 대응을 못했다든지 적절한 언행을 하지 못했다든지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충분히 베풀지 못했다든지 내 이익만 챙겼다든지 등등.
사소한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다가 잊히기도 하지만 큰 상처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고 두고두고 괴로워합니다. 특히 열등감이나 자존심을 건드려 받은 상처는 잊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크고 깊은 상처는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두고두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소한 상처도 깊이 성찰해 보면 잠재의식 속에 대부분 그대로 있을 뿐만 아니라 상처를 입은 때부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식(顯在意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고 또 드러나게 문제가 되지 않을 뿐입니다. 사소한 상처라도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통증을 유발하고 이겨낼 정도를 넘어서면 병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서 상담과 체면술을 활용하여 심리치료를 받기도 하고 신앙생활이나 수양을 하거나 심하면 정신요양원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치유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처 받은 마음을 뿌리째 뽑아내는 것입니다. 한편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사람의 마음자체가 문제입니다. 따라서 기억에 크게 자리하고 있는 상처받은 마음만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전반을 빼면 과거에 상처받은 마음은 물론 상처받을 마음이 없어지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상처를 주거나 받지 않게 됩니다. 필자와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체득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