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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탐방기]에서 접하게 된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 라는 구절이 새삼 떠오른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그 이전에 보이지않던 것까지도 사랑하는 이의 눈에는 새롭게 보여지게 된다는 뜻이리라. 이 쯤이면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에 가까워졌나?
대영제국(이렇게 말하자니 아부성 짙은 발언같아서 영 쑥스럽지만)을 좀 더 작게 가르자면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그리고 스코틀랜드 이렇게 나뉘어질 것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나오는 것은 내가 바로 최근에야 유니언잭(대영제국 국기)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었고 더불어 스코틀랜드의 국기에 담겨진 뜻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영제국에 속하는 이 나라 저 나라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모아모아 한꺼번에 그린 것이 바로 유니언잭이라고 한다.
각설하고, 스코틀랜드에 살면서도 나는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국기를 어쩌다가 볼 때마다 속으로, 참 촌스럽게도 생겼네. 파란 바탕에 하얀색 곱표가 뭐냐?-아, 정말 내 무식의 극치를 달렸도다!-하고 흉아닌 흉을 보곤 했었다.
그런데 내가 촌스러운 하얀색 곱표로 알았던 바로 그것이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중 하나이자, 이곳 스코틀랜드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해준 순교자인 앤드류(Andrew)가 달려죽은 십자가라고 한다. 그런 배경지식을 알고나서보니 그 이전에는 아무리 달리 보려해도 영 되지않던 것이 눈에 꼭 뭐가 씌인 것마냥 이제는 바로 입체적으로 십자가가 내 눈에 보여지기 시작했다. 참 놀랍다.
그러고보니 오래전 ‘모래위에 나타난 예수님의 얼굴’이 그려진 엽서가 우연히 생겼는데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예수님의 얼굴이 보이지않는다고 해서 흰색 도화지위의 아무렇게나 흐트러져있는 검은 점들이 사람의 얼굴로 제대로 보이기 전까지 속으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것 역시도 알면 보이는 것이었는데, 괜히 순진한 어린 여고생을 마음이 깨끗한지 아닌지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했던 선배들의 장난이 짓굿기 짝이 없었다.
최근에 나는 평소에 별로 말도 없고 가만히 있으면 한인물(?!) 하는 인상파에다가 무뚝뚝해 보이기조차하는 어떤 젊은 엄마가 점점 예뻐보이고 아무것도 받는 것 없이도 괜스리 좋아지기 시작했다. 찬양을 하게되면 온몸과 마음을 다하여 어찌나 열심히 즐겁게 부르는지 옆에서 보는 이들로 도전을 받게한다. 어린아이까지 딸린 엄마가 어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어제는 교회에서 청년회 주최로 목장별 찬양대회를 했었는데 그 집사가 나가서 춤이면 춤, 율동이면 율동으로 자기네 팀을 이끌며 간간이 가사를 모르는 목원들에게 가사도 알려줄 겸 구호까지 선창으로 외치는데 정말 얼마나 즐겁고 흥겨웁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든지 보고있는 나는 같은 팀도 아니면서-사실은 라이벌 관계였는데-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덩달아 박수를 열심히 쳐주면서 너무 웃다가 배꼽이 빠져나가는 줄만 알았다. 사람이 정말 저렇게 다를 수가?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보는 기분이었다. 우리 팀에 있는 동생에 의하자면 언니가 대학 다닐 적에 연극을 했었단다. 어쩐지… 무대를 휩쓰는 카리스마가 깃든 파워가 영 다르더니만, 다 숨은 이유가 있었구나.
나같은 음치까지 붙들어서 저녁 늦게까지 연습에 연습-밥 먹고 합시다! 라고 안했으면 정말 밥도 안먹고 계속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을 시킨 우리 목장의 목자이신 강도사님의 강도높은 훈련으로 말미암아 우리 목장은 우승을 거두었다. ‘알면 보인다’는 얘기를 하는 와중에 내가 왜 이런 자랑을 하지? 아차 그렇지. 그 언니에 그 동생이라더니 우리 팀에 속한 동생 역시도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으로 한 몫을 아주 단단히 하는 실력파였던 것이다.
언니와 동생이 무지 다르게-언니는 별 표정없이 무뚝뚝하게 보이고 동생은 늘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다- 생겼지만 하나님을 찬양하고 폭소를 자아낼만큼 사람들을 흥겹게 만드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그 자매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인지 그 자매들을 향해 내마음이 저절로 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