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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마니 소탕작전 1
최 영신 (영국, Glasgow거주)
캭, 성질 같아서는 그냥 저 마빡에 피도 안마른 것들을 그냥 귀싸대기를 막 갈겨줘, 말아줘? 진짜 주먹이 운다, 울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우리애랑 내가 학교에서 조금만 늦게 떠나오면 집에 오는 길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를 아무런 이유없이 괴롭히기 시작한 인근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있었다. 한 아이는 6학년 혹은 7학년쯤 되어보이고 다른 아이는 우리 애보다 키는 좀 작은데 나이로 보나 그 단단함으로 보아 4학년이나 5학년쯤 보이는 두 소년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처음에 우리 아이는 바로 자기 뒤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눈치를 거의 채지못했다. 왜냐면 그 작은 아이가 버스에 막 오르려는 우리 아이 등뒤에 대고 장난감 총으로 작은 팥알만한 피스톨을 쏘았기 때문이다. 그걸 나는 내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걸로 한번 지나갔으면 나도 그냥 조무래기 애들 한순간의 못된 개구장이 짓이려니 하고 대수롭지않게 넘어가려고 했다. 나도 아이 키우는 엄마이고 우리 애도 가끔씩 자기네 반 여자아이들 한번씩 골탕먹이는 짓굿은 짓을 했다가 담임선생님께 한소리씩 들은 일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건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길거리에 다른 어른들이 전혀 없고 주위를 둘러보아 우리 둘만 걸어가고 있다 싶으면 어김없이 그 아이들이 우리 애를 향해 괜한 시비를 걸어왔다. 씹다만 껌을 뱉어 우리애를 향해 던지기도 하고 나중에는 거기에 작은 여자아이까지 하나 더 합세해서 특히 그 여자아이는 나를 향하여 얼굴 표정과 말로써 비아냥거리기 시작하는데 정말 그자리서 고 싸가지없는 딸아이를 그냥 탁 패대기치고 싶을 정도로 밉상이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걸 그 조그만 계집아이를 통해서 나는 실제로 느껴보았다. 누가 보아도 숫적으로 우리가 3 대 2로 불리한 입장에 놓였는데 어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것같았다.
영국에서는 누구나 다 알겠지만 어른이 아이들을 함부로 때릴 수가 없다. 행여나 손찌검을 했다가는 앞뒤 정황에 관계없이 어른이 경찰에 오라가라 불려가기 쉽상이다. 그 제일 큰 녀석이 분명 그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도 더욱 나를 약오르게하고 골탕먹이려고 그러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싸가지가 바가지로 없는 녀석같으니라고. 설사 자기 동생들이 그런 못된 짓을 하면 말려야 될 녀석이 옆에서 더 하라고 부추기고나 있으니… 아이들의 보호자가 있으면 말이라도 할텐데, 하긴 보호자가 있으면 그 아이들이 그런 짓을 함부로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아이들은 자신들이 강하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은연중 과시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진짜로 강한 사람은 자기보다 약자를 괴롭히지않고 자기보다 강한 사람앞에서 분연히 일어서는 용감성을 보이는 법인데. 하기는 어른들 중에도 자기보다 약한 자 앞에서는 일부러 자기 힘을 과시하려는 듯이 큰소리를 빵빵 치고 자기보다 높은 사람들 앞에서는 비굴하게 굽실거리는 야비한 인간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어린아이들이 그렇다고 해서 사뭇 놀랄 일은 또 전혀 아니었다.
한날은 그 아이들을 피해서 집에 오는 길을 바꾸었는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그 거리에서는 달랑 한대 있는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서 그만 걸어가고 있는데 찻길의 반대편쪽에서 플라스틱 봉지에 싼 큰 공을 들고 보는 사람조차 아슬아슬 위험하게 장난치면서 오는 정신나간 아이 둘이 길을 건너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설마 했었는데 우리 아이는 대번에 그 아이들이 바로 우리를 괴롭히던 아이들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날은 그애들이 어쩌면 제일 큰아이가 함께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우리를 평소와는 다른 길이라서 잘 몰라봤는지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나는 정말 이게 무슨 꼴인가 싶어졌다. 저 조그만 조무래기 녀석들이 겁나서 집에 오는 길까지 바꾸며 날마다 아이의 하교시간마다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하다니?
좋다, 이 나쁜 자식들, 한번 두고 보자(이럴 때, 어떡하나? 침을 한 손바닥에 탁 뱉어서 다른 손으로 팍 쳐야 맞나? 좀 무섭게 보이려면…). 너희들 사람 잘못 골랐어!
다음 얘기는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