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TV 토크쇼 ‘힐링캠프’ 닉 부이치치 편을 시청하게 되었다.
혹시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하면, 닉 부이치치는 1982년생 호주 출신 백인 남성으로 선천적으로 팔, 다리 없이 태어났다.
정상적인 삶, 그리고 아마도 행복한 삶을
누리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일 수 있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닉은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힘과 부모님이 가르쳐준 긍정의 에너지로 스포츠를 즐기고,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 아들까지 낳았으며, 희망 전도사로 전 세계를 누비며 강연을
펼치고 있다.
사지가 멀쩡한 정상인들보다도 더 긍정적인 자세로 참 행복을 누리며 사는 닉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새삼 경이롭고 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닉이 만약 팔, 다리가 없다는 것에 대해
원망하고 불평하면서 그로 인해 당연히 불행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정말 그렇게 되었을 것이고, 그러나 그는 비록 팔, 다리가 없어도 그 모습 그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결국, 아무리 부정적으로 보이는
현실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면 긍정적인 현실로 변하는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일 수 있는 현실도 부정적인
마음으로 대하면 부정적인 현실이 되는 것이다.
닉이 그토록 긍정의 마음 가짐을 갖게 되기까지는 신앙의 힘도 컸지만, 그의 부모님의 가르침도 엄청난 작용을 했다.
닉의 부모님은 실제로 시도해보기 전에는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가르쳤고,
닉은 결국 끊임없는 도전 끝에 팔, 다리 없이도 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내가 가진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말하는 나는
정작 긍정적인 면보다는 늘 부정적인 면에 더 치중하면서 성장했던 것 같다.
어떠한 일을 놓고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게 되고, 심지어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먼저 떠올리는 잘못된 습관이 은연 중 형성되었다.
지금 내가 가진 것,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칭찬보다는, 내가 가지지 않은 것, 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책을 먼저 들어왔고, 그래서 내 삶은 늘 어딘가 못마땅한 것으로 평가당해왔다.
내가 시도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잘 될 것이라는 말보다는 잘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먼저
들어왔고,
어떻게든 잘 해낼 것이라는 내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정작 나 자신은 어떻게든 잘 해내고 행복할 자신이 있건만, 그럼에도 나를 향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예측과 염려가 얼마나 내 삶을 짓눌렀던지...
그래도 나름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비록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내가 성취한 것들에 감사하면서, 특히 영국에 와서 이루고 경험한
것들을 긍정의 에너지로 삼아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그마저도 여전히 한국에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게 많으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어떠한 일을 놓고 안 좋은 점만 바라보는 것,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를 미리 상상하면서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염려하고 원망하면서 지내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고
슬픈 일이다.
한편, 방송을 보면서 닉의 아내의
부모님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닉의 아내는 아무런 장애가 없는 정상인임은 물론 딱 봐도 상당한 미인으로 보였다.
시청자들은 닉이 그렇게 멋진 아내를 얻은 것에 대해 축하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겠지만, 정작 자신의 자녀가 닉처럼 팔, 다리가 없는 배우자를 선택하겠다고 한다면 아마 보편적인 한국인
부모라면 대부분 목숨을 걸고 반대를 하지 않았을까?
그 반대의 이유는 사랑하는 자녀가 불행해질 것에 대한 염려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또 한국에서라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다른 이들의 시선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은 단순히
사람들의 보편적인 예측대로만 흘러가는 게 아니고, 행복과 불행이라는 것도 결국 당사자들이 어떠한 마음 자세로
인생을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선택이 비록 보편적인 것은 아닐 지라도 그 사람이 진실하고 성실한 삶의 자세로
행복을 추구하려 하는데, 만약 그것을 보며 수근거리거나 손가락질을 한다면 그것은 그러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의 마음이 병든 것이다.
팔, 다리가 없는 닉도 그토록
긍정적인 자세로 늘 감사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팔, 다리를 멀쩡히
갖고 있는 우리가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때로는 ‘나는 ~때문에 즐겁지가 않다’, ‘나는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라고 말할 때, 사실 그것들은 마음만 바꿔 먹으면 결코 그럴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그 일들이 우리들의 마음 먹기에 따라 실제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사람이란 그런 존재이며,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오늘 하루에 감사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다가올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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