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 Mallorca”라는 단어는 독일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스페인어 중 하나이다. 16개의 주로 이루어진 독일의 “17번째 주”로 불릴 만큼 독일인들에게 휴양지로 각광받는 명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위기의 그림자는 이곳에도 드리워졌다. 실업률의 상승으로 인해 마요르카 섬은 성매매, 마약, 강도 등 천민자본주의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스페인 일간 엘 문도 El Mundo지는 6월 23일자 보도를 통해 독일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사인 빌트 Bild지가 마요르카 섬의 몰락에 대한 르포를 작성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정적인 사진과 자극적인 문구로 독자를 충동질하는 타블로이드 언론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독일에서 가장 많은 독자층을 갖고 있는 신문이기에 갖고 있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빌트지는 현재 마요르카의 경제가 계속되는 실업률 상승으로 인해 범죄조직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률은 30%를 넘어섰고, 작년에만 총 7만 4573 건의 범죄가 발생해 이제 안전한 휴양지라고 말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르포를 작성한 라인하르트 케크 Reinhard Keck와 위르겐 담쉬 Jurgen Damsch는 강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핸드폰을 잘 챙길 것”을 강조했다. 경제위기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모든 상품의 가격이 올랐지만, 성매매만은 예외다. 디스코텍 앞에서는 취객들을 대상으로 성매매 호객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독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이들도 있었다. 모두 불법이었지만, 밤이 되면 섬은 마피아의 지배 아래에 있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마요르카 관광업 종사자들과 경찰의 자정활동에도 불구하고, 마요르카의 이번 여름은 밝지 않을 전망이다. 단지 “200그람의 종이일 뿐이지만 전 유럽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빌트지의 이번 르포로 인해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휴가계획을 다른 곳으로 변경하게 된다면, 높은 실업률로 신음하는 마요르카의 경제는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스페인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