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변정담(Fireside chat) 23 부상당한 전우 “내가 죽기 전에 3일 동안 눈을 떠서 이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린 시절 내게 다가와 바깥세상을 활짝 열어 보여 주신 나의 애니 셜리반 선생님을 계속하여 바라 볼 것입니다. 나는 그의 얼굴과 특징을 내 손가락 그 촉감으로 알았었는데 이제 그 선생님의 피부 색깔, 그가 입고 있는 옷, 그의 몸매, 이 모든 것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며 나의 가슴속에 깊이 기억해 두며 언제나 부드러운 동정심과 인내심으로 극복해낸 생생한 증거를 선생님의 얼굴에서 찾아낼 것입니다.” 이상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헬렌켈러의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 중의 한 대목이다. 아는 대로 태어난지 2년도 채 안되어서 시력을 상실한 헬렌켈러와 역시 어린 시절 잠시나마 앞을 보지 못했던 경험을 가진 셜리반과의 만남은 비단 헬렌켈러의 인생의 길잡이만이 아닌 그 때 그 시절, 그리고 오늘과 내일을 살며 살아 갈 모든 사람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국민들의 사고방식도 많이 변화되어 오랜 세월들을 가부장적 제도에 익숙해 온 우리 사회에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키기까지 발전되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감당해 내기에는 서투른 것 같다. 근간에 와서 “국민통합”이라는 말이 대통령 자신도 자주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말은 무척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주역들은 진정 살펴 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정부 스스로가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있지나 않은지 살펴야 할 것 같다. 전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그 어떤 약속이라기 보다는 “잘 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라는 희망과 건설과 개척의 메시지를 가지고 호소력 있는 개혁을 했었다. 이에 그 당시 국민들은 “나도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내 가족은 내가 책임 진다”는 책임감을 갖고 국내외의 산업현장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들 뛰었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다. 온 사회가 성공과 자립을 향한 열정으로 하나가 되어 있었다. 국민 통합은 저절로 이루어졌었다. 국민들은 자신과 가족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대신 타인의 주머니에 기생하여 살아가고자 하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선거철이면 정부나 정치권에서 입을 열 때마다 가진자들은 “이번에는 또 얼마나 빼앗길 것인가?”를 걱정하고 못 가진자들은 “이번에는 얼마만큼의 떡고물이라도 떨어질 것인가?”를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 현상 속에서 국민통합을 이루어 내기에는 너무나 먼 길인 것 같다. 결국 정부와 정치권 스스로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유발자인 셈이다. 유발자 스스로가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나서는 일도 한편의 코메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가장 값진 것을 보기 위하여 눈을 감고 가장 참된 것만을 듣기 위해 귀를 닫고 가장 진실한 말을 하기 위해 침묵하는 두 사람의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빛난다. 두 사람 다 장애자지만 그들의 감성은 아름답다. 비온 후 아파트 베란다의 물방울에서도 생동감과 더불어 행복을 느끼고 손끝으로 대화를 나누며 기차를 타고 터널을 지날때면 순호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장면을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은 마치 서로를 치유하는 한폭의 그림과도 같이 아름답다.(영화 “달팽이의 별 중에서….) 우리국민들은 6.25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해 가슴 깊은 곳에 부상을 입은 전우들이다. 이러한 국민들에게 일정한 규칙아래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책임져야 되겠다는 정신을 불어 넣을 때, 그때 국민통합은 이루어 진다. 특혜와 특권을 폐지하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정부만이 국민통합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정치인이나 국민이 다 하나가 되어 헬랜켈러와 셜리반의 만남을 이루고 영찬이와 순호의 만남처럼 서로 상처를 감싸 안으며 부상당한 전우들이 서로 사랑하게 될 때 그때 국민통합은 자연스레 우리 곁에 다가와 있으리라. 김 혜 성 사회복지법인 한국청소년봉사회 전 대표이사 한국유아교육 연합회 교수 국제 청년문화원 상임이사 (International Youngmen's Cultural Centre) 유로저널 칼럼리스트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