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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산업,'사회적 협력'통해 부활 

2000년대 중반 위기를 겪었던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부품사와 완제품사의 수평적 협력'관계 등 사회적 협력을 통해 재부활했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에 이른바 글로벌 ‘톱-4’ 혹은 ‘톱-5’의 자동차 기업들만이 2020년대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자동차 시장의 독과점화 전망이 유력하였고, 독일 기업들 가운데에 판매 수량 기준으로는 폴크스바겐이 4위, 그리고 미국 크라이슬러와 합병한 다임러 벤츠가 5위권에 위치해 있었지만 BMW는 15위권에 머무는 등 전반적인 독일 자동차 기업들의 생존 여부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고객 만족 부문에서는 더욱 문제가 컸다. 독일 자동차 소비자 단체 ADAC2에 따르면 2005년에는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차량 톱 10 가운데에 9개의 차종을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는 등 독일 차들의 품질이 일본 차들에게 뒤떨어지고 있었다. 당시 독일 자동차 결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일반 전기부품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었다. 

일본에 비해 뒤처진 독일 자동차들의 전자 부품 문제가 전체 신뢰도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기존의 기계 구동 부문 보다는 자동차 부품간의 신호 전달에서 미흡한 점이 다수 발견되면서 고객들도 독일 자동차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자동차에서 전자 제품의 중요성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50년대 폴크스바겐의 딱정벌레차(Kafer)가 출시될 당시 차량 전체에 단 9개의 전선만이 필요하였던 반면 현재 차량들은 약 2,000개의 전선과 400개의 센서, 그리고 80개의 연산장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차체의 전후진과 관련된 ABS, TCS 수준에 머물던 제어장치가 2000년대 초반 ESP 등 전체 동작의 안정성을 통제하는 수준으로 진화되고, 2010년대부터는 점차 이를 넘어서 앞차와의 거리 및 자동 주행까지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자동차 전자 제어에 대한 품질의 제고가 절실해지는 상황이었다. 

특히 전자제품들이 다양한 부품사들과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복잡한 자동차 부품들과 차량의 조화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기전자장비(電氣電子裝備, 이하 ‘전장(電裝)’으로 통칭)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자동차 업계 및 부품업계에서는 공통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독일 중심의 자동차 전장(電裝) 표준 AUTOSAR

독일 자동차 업계는 2002년 8월경 BMW, DaimlerChrysler,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과 보쉬, 지멘스 VDO, 콘티넨탈 등 부품업계가 공통으로 AUTOSAR를 설립했다. 전통적으로 엔진 컨트롤 및 전장부품에 강한 보쉬가 중심이 되어 각 전기전자 부품의 호환성과 자동차의 안전을 보장하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연합이 탄생한 것이다. 

이 연합은 독일 자동차 기업들간의 협력과 경쟁 기반을 확대시켰다. 공통의 규격 제정을 통해 부품업체들은 차체 제어, 파워트레인, 텔레메틱스 등 여러 부분에서 경쟁과 협력이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간의 1:1 협력을 통해 매번 해당 모델에 대한 개발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이를 조정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기반에서 호환 가능한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때문에 부품 업체들로서는 특정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전체 시장을 염두에 둔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완성차 업체들도 여러 부품 업체들 가운데에 최적의 파트너와 협력이 가능해졌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AUTOSAR를 통해 지금까지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J.D. Power 기준으로 브랜드 만족도 1위는 벤츠, 공동 5위는 BMW, 폴크스바겐이였으며, 제품 만족도는 1위 벤츠 A 클래스, 3위 벤츠 E 클래스, 공동 5위 아우디 A6, 폴크스바겐 골프, 7위 벤츠 C 클래스, 8위 폴크스바겐 파사트 CC였다.

 이렇게 최근의 소비자 만족도나 결함 통계 등에서 나타나듯 자동차 신뢰성 제고에 성공한 독일 업체들은 글로벌 순위를 끌어올려 2011년 현재 폴크스바겐 2위, BMW 13위를 차지하는 등 매출에서도 성장을 하였고,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는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통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의 길을 모색하였고, 그 결과로 독일 자동차 업계 전반의 품질 향상 및 시장 확대가 가능했다. 

현재 독일은 자국 기업 중심의 AUTOSAR 표준을 보다 확대하여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표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게 되면 독일 부품 기업들은 보다 쉽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며, 또한 독일의 완성차 업체들도 늘어나는 현지생산에 적합한 다양한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 유로저널 김지웅 기자
             eurojournal0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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