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집권당 부패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스페인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사진)가 집권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이했다. 소속당인 국민당(Partido Popular)의 부패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 El Mundo 지 7월 22일자에 따르면 정부 측에서는 야당 측이 들고 나온 불신임안 제출 위기에 대처할 최선의 방법으로 총리의 국회 자진 출두를 고려하고 있다.
총리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국민당의 전 재무담당 루이스 바르세나스가 올해 초 총리와 휴대폰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지난 7월 14일 엘문도 지와의 인터뷰에서 공개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바르세나스는 올 1월 분식회계와 불법자금 조달 혐의를 받고 현재 구속되어 판사 파블로 루스에게 조사받고있다.
2009년 다른 부패 사건에 연루된 바 있는 바르세나스는 국민당의 재무담당으로 일하면서 스페인 주요 건설업체 및 기업에서 불법 기부금을 수령하여 이를 선거자금으로 유용하고 소속당의 고위직 의원들에게 추가수당을 지급하는 데에 써왔다는 혐의로 올해 초 다시 구속되었다.
국민당의 공식 입장으로는 바르세나스가 2010년 이후 당을 떠난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그는 2013년 초 갑자기 해고될 때까지 국민당에서 계속해서 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권당이 자신과의 관계를 부인한 이후 바르세나스는 법원과 언론에 스페인의 현 총리를 포함하여 수많은 정치인과 기업인이 연루된 회계문서를 제출해왔다.
지난 15일 법원에 추가로 제출한 보고에서 바르세나스는 2006년 스페인의 주요 건설업체인 FCC와 OHL, ACS로부터 익명으로 기부금을 받았음을 명시하였고, 이로써 스페인국민당이 지속적으로 불법 자금조달을 해왔음을 다시금 폭로했다. 이 시기에 위의 세 건설업체는 수천유로 상당의 공공사업 계약을 따냈고 현재 FCC와 OHL은 법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1996년 부패에 반대하는 강령을 내세우며 집권한 국민당이 지난 이십 년 동안 행해온 불법자금조달 및 유용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경제 위기에 대처해 단호한 긴축 정책을 추진해온 현 정부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히고 있다.
엘 파이스 El Pais 지는 21일자 보도에서 현재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가장 큰 위기는 실제 부패행위 가담여부보다 이 혐의로 유럽언론의 첫 면을 장식하여 자칫 경질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국회 상설위원회는 라호이의 국회출두를 두고 찬반투표여부를 논의 중이다. 따라서 22일 오후 3시에 이루어질 총리의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이 이루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가 자발적으로 국회에 출두할 경우, ‘청렴법’으로 불리는 새로운 부패방지법 통과 절차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스페인 유로저널 이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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