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게 울고 웃었던 추억의 KBS 독일 가요무대 에서 서러움에 북받쳐 울고 또 울고
고향을 그리게 하는 노래들이 눈앞에 울려 퍼질 때, 가슴을 파고드는 타향살이에 대한 서러움이 북 바쳐 올라와 부끄러운 줄 모르고 미치도록 울어버렸다는 파독 50년 묵은 눈물로 얼룩진 독일 가요무대가 지난 8월3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밤 22시까지 중부독일 보훔시 루르 콩그레스 홀에서 3000여명의 동포 및 현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울려 퍼졌다. 파독 근로자 50주년이며, 한독 수교 130주년을 맞아 ‘독일로 간 청춘’과 독일 아리랑 ‘동포와 함께’ 라는 주제로 조국 근대화의 현장인 KBS 독일 가요무대 녹화 6시간을 보기위해 베를린, 함부르크, 남독, 중부 독일 동포들이 6-7 시간씩이나 자동차, 기차, 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달려왔다.
오후 4시에 시작하려던 공연시간이 약간 지연 됐지만, 이 창수 KBS 예능국 가요무대 조연출이 관객 앞에서 큰 절을 엎드려 올리면서 가요무대가 막을 올렸다. 화면에는 20년 전 추석 특집 파독 30주년 교민 위문공연 KBS 가요무대가 최희준 가수가 ‘하숙생’을 부르면서 영상으로 펼쳐졌다. 영상속의 젊었던 독일 동포들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보며 20년의 세월을 실감 할 수 있었다.
KBS 한국방송 길 환영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초 독일로부터 KBS 사장 앞으로 부쳐진 '가요무대가 독일을 찾아와 희망을 달라‘는 파독 광부 모임과 파독 간호사회의 간곡한 메시지가 담긴 편지로부터 시작됐다. 60년대 가난을 이기고자 정든 고국을 떠나 이억 만 리 독일 땅에 와서 ’얼마나 어려웠을까‘를 파독 근로자들이 일했던 ’땀 냄새와 현장‘을 보며 숙연했다.”고 전하면서”파독 근로자들의 노고를 기리고 조국발전에 기여한 파독교민들에게 보답하고자 가요무대공연을 독일에서 가지게 됐다.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한 김재신 대사, 유재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 고창원 재독 글릭아우프 회장, 윤행자 한독 간호협회장,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의원 일행, 보훔시장 슐츠 박사, 삼성그룹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길 사장은 ‘한독 수교 130주년, 파독 근로자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뜻 깊은 해이며, 6.25 이후 가난을 돕기 위해 2만 근로자들이 파견된 독일은 땀과 눈물이 얼룩진 고향이기도 하다. 이번공연이 기리 남을 즐거운 추억의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보훔 시장 슐츠 박사는 한독 수교 130주년을 축하하면서 “50년 전 3년 계약을 하고 독일로 온 한국광부들이 계약이 끝나고도 독일에서 자리를 잡고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독일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보훔 광산과 철광 산업에 종사하는 다문화 가정이 서로 좋은 우호관계를 다져갈 것을 믿는다.”고 했다.
이날 가요무대 MC 김동건 아나운서 역시 1963년에 아나운서가 됐고, 아나운서 된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행사다. 가요무대를 오랜 세월동안 이끌어온 김 아나운서는 20년 전 카스트롭 라우셀 유럽 홀 가요무대 감동을 싣고 또 다시 독일에 오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또한 김 아나운서는 ‘가요무대는 가수가 노래하고, 즐거우면 되니까 여러분들이 주인공이다.“ 면서 ‘Ich liebe dich’ 라고 독일어로 말하자, 객석으로부터 커다란 열광의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동포들을 위해 최고 가수 15명(김연자, 송대관, 김상희, 권성희, 설운도, 김국환, 이자연, 현철, 주현미, 김영임, 장사익, 김용임, 현숙, 진미령, 태진아)이 출연했다.
첫 무대는 어머니 합창단 92명이 들장미, 여자가수 전원 찔레꽃, 남자가수 전원 아빠의 청춘, 전체 합창은 찔레꽃등으로 오프닝을 했으며, 파독 근로자들의 “50년 전 김포공항을 떠날 때의 모습과 50년 이후의 삶과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독일에서 마지막 온 편지 77년 광부 고 김중원 부인과 딸을 남기고 사고 사망>자의 안타까운 편지도 영상으로 띄웠다.
한편 독일에서 성공한 김희진(광부출신 사업가)씨와 아내 윤순애(간호사)씨의 객석 인터뷰는 파독 근로자들의 밝은 모습 이었다.
특히 이날 하이라이트는 “39년 만에 상봉한 친자매의 사연”이 동포들을 울렸다. 간호사 출신 김영구(59세)씨는 1974년에 돈 벌어서 어머니 집 사주겠다고 독일로 떠났다. 그녀는 병원에서 환자였던 빵집 그리스인과 결혼을 했고, 두 아이가 태어났다. 그동안 35년간 그리스 테살로키니 극빈층에서 근근이 살면서 39년 동안 고국을 방문하지 못 했다고 한다.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남편과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던 그녀와 형편이 넉넉지 못한 언니 김영자(68세)씨의 극적인 만남은 객석을 안타깝게 했다. 소중하게 마련한 200만원을 가슴에 안고 와서 동생과 꼭 귀국을 해야 된다는 언니 김영자씨, 그리고 꼭 고향에 가보고 싶다는 김영구씨의 귀국소원을 전해들은 김계수 의학박사는 한국 왕복 항공권을 제공해 주기로 했으며, 재독 글릭아우프회(회장 고창원)와 한독 간호협회(회장 윤행자), 그리고 김희진 HL Korea 유럽본부장이 여행경비를 제공해 준다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객석에서는 감동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제2부는 경쾌한 음악과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으며, 무대로 초대된 한국인 광부와 독일인 아내는“반달”을 불렀으며, 한국 간호사와 독일인 남편은 “만남”을 불렀다. 클로징 에서는 어머니 합창단 92명과 출연자 15명 전체와 관객들이 아리랑과 애국가로 마무리 했으며, 저녁 10시경에 독일가요무대는 막을 내렸다.
이날 파독 50주년 기념 특별공연 녹화를 하고 있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KBS 오케스트라 와 제작팀, 엔지니어, 스텝, 오디오, 현지 기술자들은 쉴 시간 없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 파독 50주년 가요무대 녹화된 방송은 8월12일 월요일 (22:00-23:30)과 8월19일(22:00-22:55)에 KBS 1TV에서 2회 방영될 예정이다.
유로저널 베를린 안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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