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노믹스 영향, 엔화 약세로 해외채권투자 증가 전망
일본의 해외채권투자가 경제정책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금리상승 기대와 그에 따른 중장기 엔화약세 전망에 따라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財務省)의 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일본의 주요 기관투자자는 해외 중장기 채권을 약 3조6천억 엔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줄곧 부진한 국면을 이어온 이후 처음 나타난 대규모 순매수 기록으로 지난 2010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이다.
미국과 일본이 상반된 통화정책 기조를 취하면서 자금 및 외환시장에서 두 통화간의 차별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 시작된 아베노믹스가 급진적인 통화확대를 천명한 반면, 올해 6월 국제금융시장을 강타한 이른바 ‘버냉키 쇼크’는 기존 완화기조로부터의 후퇴를 의미한다. 아베 총리가 공언한대로 통화량을 늘려 물가가 오르고 성장이 촉진되면 자연스레 명목 성장률 및 금리도 상승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본은행이 국채 등의 자산을 대거 매입하는 데 따르는 금리하락 요인이 두드러지는 듯하다.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금리상승 압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국채금리(5년 만기 기준) 상승폭을 보면 미국과 영국, 우리나라 등이 연중 최저수준으로부터 1%p 가량 상승한 데 반해, 아베노믹스의 실시로 인해 최근까지 일본의 금리상승폭은 0.3%p에 그쳤다.
원자재 시장 부진으로 성장둔화를 경험하고 있는 호주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태도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유로존 내에서 안전자산 역할이 집중되는 독일의 경우에도 미국과 비교해 국채금리 상승 흐름이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는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금리차이가 점차 확대되면서, 저금리 국가인 일본으로부터 상대적으로 금리수준이 높은 국가로의 자금흐름이 점쳐져 엔 캐리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단시일 내 크게 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금리가 낮은 통화로 조달한 자금을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거래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는 금리 차 거래의 직접적 대상인 채권이나 대출자산 등에 대한 투자를 의미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주식이나 원자재, 부동산 등 보다 다양한 자산들에 대한 투자도 넓은 의미의 캐리 트레이드 범주에 포함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나면 엔화를 달러 등 해외통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남으로써, 엔화를 약세로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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