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통신시장 단일화 추진으로 통신국경도 사라져
통신기기를 구입하는데 있어 유럽의 국가별 차이는 최대 11% 정도로, 이는 69센트에서 99센트 사이로 변동하는 우유 1리터의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반면 통신비의 영역에서는 국가별 차이가 현격히 커진다. 리투아니아에서 1분당 통화료는 2센트 미만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거의 15센트에 달한다. 즉, 7배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지난 8월 6일 발표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벨기에 순으로 통신비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말타와 스페인이 4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11년 국가별 통신비 통계,
좌측은 국가의 이름이고 우측의 막대는 1분당 통신비를 유로센트로 표기한 것이다.>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El Pais지 8월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고 단일한 통신시장을 구성하기 위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이번 여름 이후 새로운 제도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통신시장에 국경은 사라지게 되며, 통신사업을 하기 위해서 각국의 허가를 받는 절차 또한 사라지게 된다.
이는 무엇보다 국가별로 분리된 현 통신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전자기기위원회(La Comision y reponsable de la Agenda Digital)의 부책임자 닐리 크로스 Neelie Kroes 또한 단일시장을 구축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유럽연합 측은 이미 2007년부터 외국에서의 통신(로밍서비스)에 대한 국가별 장벽을 없애는 조치를 취해왔고, 이를 통해 해외로밍요금은 91%가 감소했다.
국가별로 다른 통신규정들을 단일화함으로써 통신사업자들의 혼란을 줄이고 투자를 촉진하고자 하는 방안이 준비되는 한편, 소비자 권리에 대한 유럽의 단일 규정 마련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통신규정 및 시장단일화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닐리 크로스는 유럽연합의회에 출석하여 “통신서비스를 국가별로 가로막고 통제하는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만 부당하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기업가들에게도 사형선고와 같은 일이다. 망(네크워크)의 중립성을 보장해야만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번 개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스페인 유로저널 최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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