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攝理)라는 말은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을 말합니다.
천지만물만상은 근본이 같습니다(萬物同根). 다양한 조건에 따라 나오다 보니 꼴은 각양각색이지만 모두가 같은 하나의 근본에서 나와서 수명이 다하면 근본으로 돌아갑니다(歸依). 근본은 영원불변의 살아있는 존재이어서 천지만물만상을 내고 거두어들입니다.
무한대 우주에 존재하는 만물만상은 완전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균형과 조화는 자연의 질서입니다. 수많은 별들이 복잡한 역학관계에 있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힘의 균형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태양계를 보더라도 태양을 중심으로 아홉 개의 행성과 행성에 딸린 달들이 원심력과 구심력, 서로 끌어당기는 힘(引力)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수십억 년의 세월이 흘러도 한 순간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균형을 유지합니다. 무한대 우주 허공에 존재하는, 지구위의 모든 바닷가 모래 알갱이만큼 많은 별들이 존재하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지구에 있는 만물만상이 존재하는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균형을 이루고 있다가 균형이 깨지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현상이 자연재해(홍수, 물난리, 가뭄, 지진, 융기와 침하 등)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모두 균형과 조화를 회복하는 현상들입니다. 균형의 상실 -> 균형의 회복 -> 균형의 상실 -> 균형의 회복의 되풀이가 자연계의 순환(循環)입니다. 눈비가 내려 물이 불어나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산골짜기 작은 물이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었다가 바다에서 균형을 이룹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공기의 농도가 달라지면 공기가 많은 고기압권(高氣壓圈)에서 공기가 적은 저기압권(低氣壓圈)으로 바람이 되어 흐릅니다. 생물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토끼의 개체 수가 줄면 호랑이도 줄고 토끼의 개체 수가 늘면 호랑이도 늘어나서 균형을 맞춥니다. 이러한 순환의 원리를 인과(因果)의 한 모습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천지만물만상의 관계는 상생(相生)의 관계입니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습니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는 것도 균형을 이룸으로써 천지만물만상을 존속하게 하는 상생의 한 모습입니다. 세상의 근본에서 별이 나와서 존재하다가 수명을 다하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소멸함으로써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상생의 현상입니다.
근본에서 왔다가 근본으로 돌아가고 ∙∙∙ 태초부터 지금까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천지만물만상이 왔다가(生) 돌아가고(死), 있다(存在)가 없어지기(消滅)를 끝없이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왔다가 죽어 없어지는(生滅하는) 것은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없이 영원히 사는 것이 완전한 것입니다. 인간은 변화무쌍한 자연과 약육강식의 생존의 위험에 맞서서 살아남기에는 너무나 허약한 존재이지만 꾀가 있어서 살아남았습니다. 또 불완전한 존재이어서 죽어 없어지기 때문에 삶의 욕심과 집착, 생존력과 번식욕구가 강하여 번성해 왔습니다. 불완전하지만 꾀가 있어서 살아남아 번성할 수 있었고 꾀가 있어 만물의 영장이 될 소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인간이 완성이 되어 영원한 생명의 세상에서 영원히 살게 됩니다. 경전을 포함한 예언서들은 완성의 때가 온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