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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인턴십도 전략이 필요하다

by eknews posted Aug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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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인턴십도 전략이 필요하다


1. 국제기구 인턴쉽 : 미래를 위한 투자

   최근 들어 국제기구 인턴쉽을 희망하는 한국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실제로 OECD 사무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에 한국 젊은이들이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제기구들이 과도한 업무를 보조해 줄 지원인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장래성 있는 젊은 직원을 미리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도 국제기구에 관심 있는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라면 국제기구에 정식으로 지원하기 전에 인턴십을 꼭 한 번 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요즘은 심지어 고등학생 중에도 국제기구 인턴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안타깝지만 국제기구는 고등학생은 인턴으로 받지 않는다. 그리고 지원자 중에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있으면 당연히 대학원생을 더 선호하고 석사 과정보다는 박사 과정에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학부생을 인턴으로 쓰면 너무 초보여서 일을 가르치다가 힘이 다 빠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석사를 1년 정도 한 후에 석사 논문의 주제를 생각하면서 휴학을 하고 국제기구에서 인턴십을 하는 경우를 가장 보편적이다. 


국제기구 인턴십은 보수가 거의 없어 개인적으로 해외 체류에 따른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기는 하다. 일부 교통비나 점심값을 보조해 주는 국제기구도 있지만 대부분 국제기구의 인턴십은 무급이어서, 개인적으로 뉴욕이나 파리 같은 물가 비싼 도시에서의 생활비를 감당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국제기구 인턴 생활은 과연 그 국제기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실제로 경험하고 또한 그 곳이 나의 적성에 맞는 곳인지를 점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기회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인턴십을 하며 쌓은 인맥, 그리고 함께 일한 동료들에게 심어놓은 좋은 이미지는 훗날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데 큰 자산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2. 국제기구 인턴쉽을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국제기구 인턴십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날로 늘어가는 데 인턴십 기간을 남들이 다 하는 것처럼 그저 한 번의 지나가는 경험으로 그치지 말고 이를 자신의 미래 설계에 진정 도움이 되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가능하면 국제기구 인턴십은 여름 방학 기간은 피하는 게 좋다. 대부분 학생들은 여름 방학 기간에 국제기구 인턴십을 할 수 없을까 생각하며 기회를 찾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국제기구들은 7월 중순이 되면 벌써 여름휴가에 접어들고, 8월 한 달은 완전한 휴가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개최되는 회의도 전혀 없고, 사무국도 직원의 반 이상이 휴가를 떠나버려 텅 빈 느낌이 든다. 그래서 여름에는 인턴을 쓰지 않는 국제기구가 많고, 또 설사 인턴을 쓴다 할지라도 국제회의에 참석시키거나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는 불가능하다. 


인턴을 하면서 국제회의도 참석해 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업무를 해보지 못한다면 결국 시간 낭비, 돈 낭비일 뿐이다. 기왕 국제기구 인턴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한 학기 정도 휴학을 하고 국제회의가 몰려 있는 2~6월 또는 9~12월 기간에 하는 것이 좋다. 


진짜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이 기간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위해 인터뷰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인턴 시절 어떤 일을 했고 무슨 성과가 있었는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자랑스럽게 대답할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름휴가 기간, 텅 빈 사무실을 지킨 것만으로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가 힘들다. 

   둘째, 국제기구 인턴십은 최소한 3개월, 가능하다면 6개월 정도 하는 것이 좋다. 


국제기구 인턴십을 계획하는 학생들이 대개 한 두 달 정도의 인턴십을 생각하는데, 국제기구 입장에서는 이렇게 짧은 기간 인턴십을 하고 떠날 학생에게는 제대로 된 업무를 주지 않는다. 국제기구가 수행하는 프로젝트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2년의 장기적인 계획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뭔가 좀 제대로 가르치고 비중 있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이상 함께 일할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두 달 내 떠날 사람은 괜히 일 가르치느라 힘만 들고 정작 뭘 좀 알만한 시기가 되면 떠날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는다. 

   셋째, 국제기구 인턴 시절에 그 국제기구에 확실하게 나의 우군들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국제기구는 생판 모르는 사람은 잘 채용하지 않는다. 공석이 생겨 사람을 뽑을 때 과거에 그 국제기구에서 인턴을 한 경험이 있으면 일단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왜냐하면 인턴을 해보았으니 그 국제기구의 기본 업무 방식에 대해 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턴으로 일할 당시 함께 일했던 과장, 동료들에게 그 후보자에 대해 자세히 물어본다. 함께 일한 동료들보다 더 무서운 평가자는 없다. “보스는 속여도 동료는 못 속인다.”라는 말까지 있다. 인턴십을 하면서 성실하고 적극적이고 동료들과 협력하면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그 평가가 훗날 그 국제기구에 지원할 때 반드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OECD에 인턴으로 근무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지금 함께 일하는 과장과 동료들이 훗날 너를 이끌어줄 가장 든든한 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OECD에서 인턴을 하다가 워낙 성실하고 일을 잘 하니까 OECD 사무국에서 먼저 제안을 해서 컨설턴트로 채용되고, 그 후에 다시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되는 경우들도 보았다. 인턴십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경험들 중의 하나가 결코 아니다. 이력서에 한 줄 쓰기 위한 용도는 더욱 아니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로 발돋움 하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고, 그저 추억 속에만 남아 있는 흘러간 시간이 될 수도 있다. 

3. 국제기구 인턴쉽 지원 방안

   OECD 사무국의 인턴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OECD와 그 학생이 소속되어 있는 학교 사이에 서로 협력한다는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가 체결되어 있어야 한다. 국제기구 입장에서 보면 아무나 인턴으로 받을 수는 없고, 또 인턴으로 일하는 학생의 파리 생활에 대해 전혀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책임지고 보증하겠다고 나서는 학교의 소속 학생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와 한동대학교가 OECD와 인턴 파견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보다 많은 한국의 대학이 국제기구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학생들의 국제기구 인턴을 적극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인턴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여름 방학 기간이 아닌 학기 중에 최소한 3개월 이상은 하는 게 좋으니, 국제기구 인턴십을 하는 동안에는 학교에 다니는 기간으로 인정해주고 적절한 학점도 인정해 주는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국제기구 인턴십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유학하고 해외로 어학연수 혹은 교환 유학생으로 떠나는 바람에 대학 4년이 아니라 대학 5년, 6년이라는 말도 있다는데, 실질적인 지식과 경험을 습득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교환유학생 보다는 국제기구 인턴이 스트레스 더 받고 고달프기는 하겠지만 얻는 바가 훨씬 더 많다. 특히 한국의 남학생들은 군복무 때문에 해외에서 인턴을 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실제로 한국 학생들의 국제기구 인턴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의 대학들이 국제기구 인턴십 기간을 학교 다닌 것으로 인정해 주고 학점도 인정해 준다면 많은 남학생도 국제기구 인턴십의 문을 더 쉽게 두드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정부는 젊은 인재들의 국제기구 인턴십 지원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국제전문 여성인턴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학생들을 선발해서 국제회의에 참석할 기회도 주고, 국제기구 인턴십을 할 경우 일부 비용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환경부에서도 ‘국제환경전문가 양성과정’을 만들어 환경 분야에서 국제적인 전문가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OECD, UNEP, UNFCCC, UNESCAP 등 환경관련 국제기구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러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찾아내 활용하면 좋은 경험도 쌓고 미래를 위한 기회도 만들 수 있다.  

※ 작성 : 주OECD대표부 김효은 참사관 (원소속 :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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