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
왜 남자는 여자에게 속마음을 감추는가
걸작을 남긴 수많은 남성 작가 중에서 가장 남자다운, ‘마초 중의 마초’로 불리는 작가는 단연 어니스트 헤밍웨이이다.
사실상 역사상 헤밍웨이만큼 마초가 되기 위해 노력한 작가는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61세에 총으로 자살하기 전, 그는 아프리카에서 맹수 사냥에 골몰했고, 스페인에서는 투우에 열광했고, 1차 대전이 벌어진 이탈리아 군에 구급차 운전병으로 지원했으며, 평생 술과 독한 담배를 즐겼다.
그의 작품 역시 작가의 삶과 다르지 않다. 1차 대전을 그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와 <무기여 잘 있어라>,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그린 <킬리만자로의 눈>, 스페인 내전을 그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은 강한 남성의 세계를 그린 걸작이다.
이런 작품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남성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말수가 적고, 여성에게 진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과연 이런 마초 남성들이 여성들과의 상호작용을 거부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문학 비평가이자 연애 칼럼니스트인 잭 머니건은 저서인 ‘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에서 “남자들은 자신의 원래 모습보다 더 거칠게 행동하도록 길들여졌거나, 최소한 억센 행동과 감수성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도록 배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감성과 사내다움이 상호 배타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류다.
<무기여 잘 있어라>를 비롯한 헤밍웨이의 걸작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그들은 “그저 자신이 품은 감정이 두려울 뿐이고, 그래서 거기에 저항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다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헤밍웨이가 그의 작품에서 결국 말하고 있는 바는 가장 거친 남성들조차 깊은 감정에 빠질 수 있고, 그것이 그들로부터 남성성을 빼앗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뜻한 마음, 소통하려는 욕망과 공감능력, 다른 사람과 함께하려는 진실한 욕구가 ‘새로운 남성성’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이 시대, 내유외강이야말로 진정 강한 남자의 면모임을 대작가는 50년 전에 이미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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