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로열티 대상의 변화, 회사에서 업무로
과거 직장인들 사이에서 로열티는 회사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성실하고 오랫동안 근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시각이 IMF를 기점으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어 IMF 이후 카드 사태,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겪으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과거 한국이 경제 성장기에 있을 때에는 현재의 직장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겨졌지만, IMF 시기에 도산을 하거나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평생 직장의 개념은 희석되기 시작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기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동시에 조직 규모 확장이 제한되면서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상위 직급으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가 과거에 비해 점차 줄어들고, 고용 시장 또한 유연해지면서 경력 사원 채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을 겪으면서 직장인들이 로열티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는 노동 인력의 세대 교체와도 무관하지 않다.
베이비부머들은 안정적인 성향이 강하고 팀 플레이를 중시했다면, X세대 이후는 상대적으로 개인의 성장과 성취를 추구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강한 편이다. 최근에 입사하는 직원들은 ‘Fun’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이들 세대는 일하면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면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하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고용 환경이 변화하고 노동 인력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면서 한 회사에 대한 로열티 의식은 약화되고 있다. 경영학의 구루라 일컬어지는 톰 피터스(Tom Peters)도 “이제는 더 이상 로열티가 회사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사보다는 자신이 소속한 팀이나 하고 있는 일로 로열티의 대상이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왓튼 스쿨의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 교수 역시 “이 시대 구성원의 로열티는 회사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고 역설한다.
로열티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 중 하나인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도 변함없이 구성원들이 지녀야 할 일종의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평생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의 가치를 보다 중시하는 구성원들의 로열티 대상은‘회사’보다는‘내가 하고 있는 일’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유로저널 방창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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