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이 말하는 연애 초기 조심해야 할 것
시대가 바뀌면서 연애와 사랑의 풍경은 많은 점이 달라졌다. 남녀가 만나기 위해 많은 관습과 절차가 필요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즉석 만남이 가능하다. 대륙과 바다를 가로질러 몇 달 만에 도착하던 연애편지는 광속으로 전달되는 이메일과 SNS로 바뀌었다.
그러나 사랑의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여전히 옛 이야기 속 사랑에 공감하고 울고 웃는다. 주인공의 연애를 통해 자신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주위 사람들의 행동과 동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그리하여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연애 칼럼니스트이자 문학 비평가인 모라 켈리의 말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 우리는 SNS 시대에 주의해야 할 연애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소설 속에서 젊은 전신국 직원인 플로렌티노 아리사와 오만하고 아름다운 여인 파르미사 다사는 서로 말 한 마디 직접 나누지도 못한 채 연애편지를 통해 사랑을 불태운다. 문제는 그들이 2년 동안 편지만 주고받으며 상대에 대한 환상을 키워간 결과, 실제로 서로 마주쳤을 때 상대에게서 사랑의 감동이 아닌 환멸을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모라 켈리는 이를 막기 위해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관계를 시작한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연애 초기 단계에서는 문자, 트위터 멘션 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전자기기에 에너지를 쏟아붓지 말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하도록 노력한다. 둘째, 이메일이나 쪽지를 각자 다섯 통 이상 교환한 후에는 전화로 이야기한다. 대개는 상대와 몇 분 정도 전화를 하고 나면 상대를 만나고 싶지 않은지 판단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셋째, 아무리 전화 통화가 잘 이어진다고 해도, 초기에는 30분 이내에 통화를 끝낸다. 통화가 길어지면 상대에 대한 환상도 따라서 커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첫 데이트가 잘 된 후에도 당분간은 문자나 메시지를 과하게 주고받지 않고, 주로 약속을 정하는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무엇보다도 늘 상대의 얼굴을 직접 보는 데 에너지를 투자하도록 한다.
SNS를 통한 연애는 무엇보다 빠르고 편하지만, 또한 상대에게 대한 환상이나 관계 중독으로 빠져드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것은 의미 있는 로맨스를 시작하는 데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님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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