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무릅쓰고 유럽 향하는 난민 물결,EU 대책마련 고심
지난 3일 지중해의 람페두사 섬으로 향하던 리비아 발 선박의 난파로 난민 359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에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미 예견되었다고 할 수 있는 이번 사고의 파장을 좁히고 향후대책을 마련하고자, 유럽의원총회에서는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이용되는 지중해 해역에 국경 경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일간 El Mundo지에 따르면, 개선된 시스템에서는 기존 경비체계를 강화하여, 인공위성 사진과 기상 예보, 선박탐지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지중해 지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각국의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해당지역 국가들이 긴밀하게 협조하여 불법이주자들이 해상경로를 통해 유럽에 오려는 시도를 제때 차단하여 람페두사의 참사와 같은 일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말타 등 18개국에서 올 12월 2일부터 발효되고 나머지 유럽연합 회원국은 일 년 늦게 이에 참여하게 된다. 시스템 개선을 유럽회의에 건의한 네덜란드 유럽의회의원 얀 물더(Jan Mulder)는 유럽 전역에 적용되는 이 체계가 “지중해가 난민무덤이 되지 않도록”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7만2천명이 넘는 난민들이 불법으로 유럽으로 향하는 국경을 넘었다. 이는 2011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소위 ‘아랍의 봄’ 이후에 아랍권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된 결과이다.
람페두사 해역 사고 후 불과 일주일 남짓 된 11일, 유럽의회의 경비 시스템 강화가 발표된 바로 다음 날, 인근 해역에서 또 다른 전복 사고로 30여명이 숨졌다.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난민 유입으로 인한 영향을 덜 받는 내륙 및 중북부 지역 국가들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와중에, 지금도 내전과 빈곤으로 점철된 절망적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시체로 람페두사 섬에 도착한 난민들 출처: 엘문도 El Mundo)
스페인 유로저널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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