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올 4 분기, 자금사정 양극화 심화
한국 기업들의 금년 4분기 기업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4분기 기업자금사정지수’를 조사한 결과, 4분기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밑도는 ‘92’로 집계되어 2011년 3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자금사정지수(FBSI)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0∼200)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해당 분기의 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지난 8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482조원에 달해 지난해 8월 기준 459조원에 비해 23조원 이상 자금 공급이 확대되었지만 금융기관이 담보나 우량대출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며 영세 중소기업 자금사정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자금 공급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지 않도록 자금 수요환경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규모별로는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기업(101)은 4분기 자금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매출 부진의 영향이 크고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91)은 자금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조달 시장상황’은 전망치가‘96’으로 집계되어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주식(101), 은행(100)을 제외한 제2금융권(98), 기업어음(97), 회사채(96)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상의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고 웅진그룹, STX그룹, 동양그룹 사태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여건이 어려워지고 있어 조선·해운 등 일부 업종에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도 전반적인 자금사정 전망에 대해서는 금년과 비슷한 수준(41.3%), 다소 개선될 것(26.8%), 다소 악화될 것(18.6%), 매우 개선(8.2%), 매우 악화(5.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최근 내수 출하 증가, 투자지표 개선 등 경기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자생력이 약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면서 “매출이 늘어도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흑자 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며, 기업 역시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 유로저널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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