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윷 대회를 하는 충청회 향우들”
충청회에서는 2013년 10월 19일에 “한가위 윷놀이 대회”를 한 판 벌렸다.
어느 나라든지 자기나라 특별한 전통놀이가 있다. 그러한 놀이는 우리나라 윷놀이처럼 자기들 전통놀이를 최고로 꼽는다. 나라마다 그러한 놀이가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윷놀이가 가장 뛰어난 놀이라고 목청을 높여서 자랑을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사람이라도 쉽게 알아듣고 즉석에서 같이 할 수 있는 놀이다. 그 윷놀이를 한 판 하다 보면 서로 질세라 모든 슬기와 흥을 총 동원하여 몸에 열이 나도록 사람을 흥분시키고 상대방 마음까지 사로잡는 놀이가 바로 윷놀이다. 그 윷놀이는 정월에 시작하여 섣달까지 시도 때도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같이 할 수 있는 놀이다. 우리는 그러한 윷놀이를 해마다 “한가위”를 겸하여 하기로 했다.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건강이나 교양이나 정신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고대하다가 이번에는 본회 부회장이신 강정희 박사님께서 윷놀이 대회 한 시간 전에 건강강좌를 하기로 했다. 갑자기 사고를 당했을 때 “응급처치”를 할 줄 몰라서 당황하는 게,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던 ‘목격자 심폐소생시행방법’” 이라 한다. 관심이 많은 분들은 직장에서 정기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살다가 갑자기 사고를 당했을 때 간단한 방법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데도 어찌할 바를 몰라서 당황하다가 사람을 살릴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한 강의였다.
3~40년 만에 재교육을 받는 분들께서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큰 관심을 모았다. 몇몇 분들은 앞에 나와서 인형으로 만든(사고 당한) 사람으로 인공호홉을 하는 연습도 하였다. 강 박사님은, 이러한 연습이야말로 말로만 듣고 실제 사고를 당했을 때 대처하려면 배운 것도 막연해지기 때문에, 이론과 함께 실기가 필요하므로 인공호흡연습용 인형을 해당관청에 요청하여 특별허가를 얻어 회원들이 직접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셨다.
젊어서 시작했던 우리 모임도 반 세기가 다 되어 이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그 좋은 “한가위 윷 잔치” 뿐만 아니라 “정월 대보름잔치”같은 잔치를 자주 치르다 보니 이제는 재정도 점점 줄고 회원들도 귀국을 하셨거나 돌아가신 분들이 하나씩 늘어서 행사를 치를 때마다 망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한 낌새를 알아차린 신종철 명예고문님께서는 ‘이번에는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많은 향우들을 초대하여 푸짐한 잔치를 치르면 그 경비를 모두 치러주겠다’고 격려를 하셨다. 그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잔치준비를 하였다. 그 밖에도 많은 회원들께서 음식을 찬조하셨다.
그야말로 푸짐한 잔치였다.
일등에는 박희복 회원이 쌀 세 포를, 이등에는 강용희 자문위원과 김영주 재무위원이 쌀 두 포씩, 삼등에는 김양자 명예 회원과 오수혁 부회장과 백무현 사무총장이 쌀 한 포씩 각각 차지했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는 1.8리터짜리 간장 한 병씩 참가상을 드렸다. 이 모두가 신종철 명예 고문님과 음식을 찬조하신 회원님들 덕택으로 잔치를 잘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최태호 수석 부회장님께서는 노래방을 제공하셔서 춤과 노래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즐겁게 이어졌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고향 선후배들도 만나는 신나는 모임이었다. 이러한 만남을 통하여 고향을 사랑하고 서로 정담을 나누는 모든 회원님들께 다시 한 번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나는 이번 “한가위” 무렵에 고국방문을 했다. 가는 곳마다 ‘한가위’라는 낱말과 ‘추석(秋夕)’이나 ‘중추절(仲秋節)’이라는 낱말이 눈에 띄어서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언급을 하려 한다.
한국 사람들이 ‘추석(秋夕)’은 알아도 “한가위”를 모르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자세하게 알 수는 없으나 신라시대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한가위”, ‘한’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를 나타내는 말 이라는데, ‘가위’는 신라 시대 때 여인들이 실을 짜던 길쌈을 ‘가배(嘉排)’라고 일컫다가 이 말이 변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더 이상 언급을 안 해도 되겠으나 우리말로 “한가위”라는 말이 있는데 ‘추석(秋夕)’이라는 낱말과 ‘중추절(仲秋節)’이라는 낱말을 섞어서 쓰는가(?)하는 의문을 하게 되었다. 더구나 ‘중추절(仲秋節)’은 중국 사람들이나 쓰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왜(?) 그러한 말까지 따라서 쓸까? 나는 우리말 지킴이로서 이왕이면 외국에서 들어온 유식한 표현을 버리고 우리말을 살리기 위하여 누가 뭐래도 “한가위”를 기준으로 말을 이어가겠다.(글: 충청회장 서범석)
유로저널 독일북부중부 지사장 김형렬(hlk195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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