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길 지하철 역에서 우연히 영화 포스터를 발견하고 눈길이 꽂혔다.
‘Escape Plan(탈옥 계획)’이라는 이 영화는 놀랍게도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으로 나선 ‘액션물’이었다.
스탤론은 스탤론 1946년 생, 슈왈제네거는 그나마 한 살 어린(?)
1947년 생이다. 이제 곧 칠순을 바라보는 이들이 여전히 액션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까닭 모를 감동이 몰려왔다.
이들은 지난 1980년대 전성기를 보낸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액션 스타들이다.
나 역시 이 두 액션 스타들의 광팬이었는데, 특히 나는 스탤론을 참 좋아했다.
사실, ‘람보’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지면서 본인은 원하지
않았던 액션 스타가 되어버렸지만, 스탤론은 그의 실질적인 데뷔작인 ‘록키’에서만 해도 액션 스타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직접 ‘록키’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로서,
‘록키’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그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람보’ 역시 이제는 엄청난 수의 적들을 혼자서 무찌르는 만화 같은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지만, 막상 ‘람보’ 1편은 마치 올리버 스톤의 월남전 3부작처럼 전쟁의 폐해, 월남전 용사의 사회 부적응 등 상당히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진지한 영화였다.
그런데, ‘람보’의 예상치 못한 성공으로 2편이 화려한 액션물로 제작되면서 스탤론 역시 초인적인 액션 영웅으로 이미지가 굳어져갔다.
이후 90년대로 접어들면서 근육질 남성들의 육탄 액션은 어느덧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며 이들은
조금씩 인기를 잃어갔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거의 대중들의 관심에서 잊혀졌다.
게다가 슈왈제네거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어 정치인으로서 큰 성공을 거두며 한 동안 아예 영화계를 떠나있었다.
그러다가 그렇게 퇴물로 잊혀지기에는 억울했던지 스탤론이 전편인 ‘록키
5’ 이후 무려 16년 만의 후속편인 ‘록키
발보아(6편)’을 2006년도에
선보이며 복귀를 시도했고, 이어서 2008년도에는 ‘람보’ 4편까지 선보였다.
스탤론은 이 두 편의 영화에서 주연뿐만 아니라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했는데, 이미 이 시기에
환갑을 넘은 나이였음에도, 놀라운 에너지와 열정을 보여주었다.
급기야 2010년도에는 그와 함께 전성기를 보낸 노장 액션 배우들을 결집하여 ‘익스펜더블’이라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액션 영화를 내놓았고, 내년에는 3편이 개봉될 예정이다.
잘 나갔던 시절에는 단독 주인공이 아니면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들이 이제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여 더 이상 그렇게
스타 행세를 할 필요도 없고, 이제 함께 늙어가고 있는 옛 동료들과 즐겁게 작업하는 마음으로 뭉친 듯 하다.
‘익스펜더블’에서 스탤론과 슈왈제네거가 함께 출연하는 장면이 잠시 나오는데
(심지어 ‘다이 하드’의 브루스 윌리스까지
가세해서 셋이서 함께 총을 갈겨대는 명장면도 있다), 아마 액션팬들은 이 둘이 한 화면에 잡힌 모습에 엄청
감동했을 듯 하다.
지난 80년대 스탤론과 슈왈제네거는 너무나 잘 나가는 대스타였고, 근육질과 마초남의 육탄 액션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일종의 라이벌이었기에, 이들이 한 영화에 출연하거나
하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실제로 이 둘은 둘도 없는 절친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제 아예 이 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개봉한 것이다.
예고편을 보니 정말 이들의 겉모습은 많이도 늙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정말 저 나이에 저래도 될까?” 싶을 만큼 격렬한 액션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 것일까?
‘노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이들에게 아낌없이 선사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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