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안철수 대선 비화카드로 견제 시작
민주당내 친노(친 노무현) 세력들이 최근 2007남북정상회담 논란, 10·30재보선에서의 민주당 참패 등의 상황에 따른 친노의 돌파구를 마련하기위해 안 철수 무소속의원을 견제하고 나섰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이 31일, 지난해 18대 대선 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의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 등을 담은 비망록을 통해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홍 의원은 저서를 통해 '안 전 후보는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 우리나라 미래의 대통령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가 새로운 정치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필요하면 완전히 새로운 정당의 설립을 추진하고자 한다... 안철수 전 후보가 새로운 정치정당 쇄신의 전권을 갖고 정치 개혁을 앞장서 추진토록 하겠다'는 발언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제안을 접한 우리 캠프는 발칵 뒤집혔다. 안 후보 측의 문건에는 국정운영 파트너십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의 미래 대통령이 언급돼있을 분만 아니라 합의되지 못한 정치 정당 개혁안까지도 언급돼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결국 최초에 안 후보 측이 제안했던 미래 대통령 언급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간다는 수준으로 정리됐다. 안 후보와 교감 속에서 진행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이어 "안 후보가 서울을 벗어나 있던 열흘은 매우 아깝게 허비된 시간이었다"며 "사퇴 선언을 한 뒤 2~3일 정도 후에 두 후보가 만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아마 상당수의 안 후보 지지층이 문재인 후보에게로 오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후보직 사퇴가 늦어진 데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안 의원의 새정치안에 관해서도 "정치에 전력투구할 사람이라면 정치에 대한 혐오와 질책 이상의 구체적인 개선안을 내놨어야했다. 그런 의미에서 안 후보의 새정치안에 적잖게 실망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이와같은 비망록 비화 공개와 관련해 당시 안 의원 상황실장(현 공보담당)을 맡았던 금태섭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예 출마를 포기하고 양보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원망하는 게 정말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라며 "이 사람들은 남의 탓을 하지 않을 때가 한번도 없구나. 이제 좀 지겹다"고 비판했다.
또한, 안철수 의원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망록> 출간에 대해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미 사퇴한 상황에서 이런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하게 들릴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당시 민주당 내부 조사로 문 후보가 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알고 있었고 당시 여론 조사도 단독으로 해도 안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 박빙이거나 이기는 경우로 나오는 것이 많았다"며 책 내용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송 의원은 "특검을 하든지 조사를 하든지 해도 진위 확인이 어렵다"며 "어떤 근거 자료나 문서를 주고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홍 의원이 책에서 관련 문서가 있다고 주장하는 말과 대치된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없는 내용을 말하는 것에 대해 "그래서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논란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송 의원은 홍 의원이 주장한 향후 공동 신당 건립에 대한 전권을 달라는 내용에 대해서도 "없는 내용이고 당시 선거 지원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때였기 때문에 선거 후의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이같은 행각에 대해 민주당이 지금은 대선 부정선거등으로 하나로 힘을 모아도 시원치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대선 비망록을 낸 것은 '친노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