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
'세계 신기록 일주새 3번째 2013년에만 4 번째'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에서 지난 한 주동안 3 번의 신기록을 달성하며 세계 스피드스케이팅계의 역사를 다시 세우고 있다.
올해 1월 36초80으로 첫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이상화는 지난 11월 10일 2013∼14시즌 월드컵 1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기록을 36초74로 단축시킨 데 이어 일주일 만에 치러진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이틀 연속 기록을 다시 썼다. 16일 1차 레이스 36초57, 17일 2차 레이스 36초36을 찍었다.
이번 시즌에만 3번째 신기록이자 2012∼13시즌인 지난 1월까지 포함하면 올해에만 네 번째 세계신기록이다.
이상화는 17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36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전날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36초57)을 하루 만에 깨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상화의 신기록 행진은 완벽한 신체조건과 스케이팅 기술, 강한 정신력이 삼위일체를 이뤄내며 빚어낸 결과다. 이상화의 '진화의 흔적'으로 맨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신체조건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체중을 5㎏ 가까이 줄였다. 날렵한 몸을 바탕으로 같은 힘으로 더 많은 스피드를 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추세에 맞춘 것이다. 그러면서도 하체 근력은 유지해 후반 이후 폭발하는 가속도만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17일 레이스에서 이상화의 첫 100m 이후의 400m 기록은 26초27. 이상화 외에는 아직 26초30대에 진입한 선수조차 없다는 점에서 이상화의 독보적인 후반 가속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적으로도 거의 완성 단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처음 빙판을 박차고 출발할 때부터 마지막에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내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이상화는 흐트러짐 없이 상체를 숙인 낮은 자세를 유지한다. 낮은 자세를 유지할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고, 몸이 흔들리지 않아 힘도 분산되지 않는다.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키운 하체의 힘과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다. 여기에 초반 리듬감도 안정을 찾아 스타트마저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기대에 따른 부담감, 다른 선수들의 성적 등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이상화는 모두가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0순위라고 꼽는 부담 속에서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첫 대회에서 바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16일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도 경쟁자 중 왕베이싱(중국)이 36초85, 헤서 리처드슨(미국)이 36초97을 기록하며 이상화를 위협했지만 보란 듯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다시 1위에 올랐다. 이튿날 2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하루 만에 무려 0.21초를 앞당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상화를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이상화 본인밖에 없을 정도다. 이제부터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유로저널 스포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