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연을 느끼다, <레이크 디스트릭트>
누가 그러하였다.
여름에 가는 곳을 지금 날씨에 가도 좋냐고.
우려의 말과는 달리 다행히도 여행 중의 날씨는 모처럼 따뜻한 날 중 하나였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해가 뜨나, 눈이 오나, 비가 내리나, 안개가 끼나 어느 때라도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레이크 디스트릭트였다.
깊어가는 가을 중반에 찾아갔던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붉은 빛을 내고 있었다.
사시사철 푸르른 잔디 사이사이에 붉은 색이 독특하게 어우러져 있었는데, 나무는 아니고 잔디와 비슷한 높이의 것이어서 마치 붉은 흙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가까이가서 보니 고사리처럼 생긴 풀이 산의 사이사이에 많이도 퍼져있었다.
◆호수 그 이상의 자연.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말 그대로 여러개의 호수가 모여 있는 지역이다.
잉글랜드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산들과 함께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지역이기에 호수 뿐 아니라 산과 작은 언덕, 숲, 계곡 등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휴가지 중 하나이다.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현재 컴브리아 카운티 내에 위치한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인 Scafell Pike를 비롯하여 잉글랜드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wastwater와 가장 긴 호수인 윈더미어까지 호수지방의 국립 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비록 켄달과 레이크랜드 반도 (Pennisulas)는 현재 공원 경계의 외곽에 존재하지만, 레이크 디스트릭트 국립 공원은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대부분의 지역을 포함한다.
영국의 최초 국립 공원은 잉글랜드 중부쪽에 위치하고 있는 피크 디스트릭트(Peak district)이다. 그 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인 1951년 5월 9일, 레이크 디스트릭트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연간 방문자수가 1천5백80만명으로 영국에서 가장 많이 방문된 국립 공원이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13개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크며, Cairngorms 다음으로 영국에서 가장 큰 국립 공원이다.
공원은 목적은 산업 및 경제에 의한 환영받지 못하는 변화를 제한함으로써 자연 경관을 보호하는 것이다. 19세기 후반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유서 깊은 건물과 아름다운 자연들이 파괴되기 시작하였다. 영국의 역사적인 건물들과 멋진 자연들을 지켜나가기 위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생겨난 운동이 ‘내셔널 트러스트’인데, 내셔널 트러스트는 중요한 자연 경관이 있는 땅을 포함하여 전체 지역의 약 1/4을 소유하고 있다.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대부분 사유지이지만, 영국의 다른 국립 공원들과 마찬가지로 경작지를 제외하고는 입장에 있어 자유롭다.
한 번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은 또 가고 싶게끔 만들 정도로 이곳의 호수와 산들은 인상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중요한 야생 서식지를 포함한 자연 경관과 농지, 주거지는 심미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다.
그렇다고 머무는 내내 심심한 자연만 보다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을 곳곳마다 특색있게 잘 꾸며놓아 거리를 관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이처럼 관광객들을 위해 마을을 꾸며놓고 상업적인 산림관리 같은 것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서 월드 헤리티지 사이트로 인정받는데 실패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문화적인 경관의 범주에 초점을 맞춰 월드 헤리티지에 대한 다른 시도가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여행할까?
먼저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크게 남쪽과 북쪽으로 나눌 수 있다.
M6를 따라서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다가 A684로 진입한다.
경계선에 있는 켄달은 제외하면, 호수지방의 남쪽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윈더미어를 중심으로 남쪽을 관광하면 된다.
윈더미어에서 앰블사이드를 거쳐 그라스미어까지 비교적 도로가 잘 되어있어서 편하게 관광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남쪽을 관광한다면 이 세 군데를 묶어서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이 지역에는 윈더미어 레이크 크루즈를 즐길 수가 있다. 작은 관광배를 타고 호수를 도는데 시간과 가격대별로 다양하게 선택하여 탑승할 수가 있다.
호수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날이 다소 흐려도 레이크 크루즈를 이용하면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호수지방하면 피터래빗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텐데, 피터래빗의 팬이라면 호수지방의 남쪽지역을 중심으로 여행하면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호수지방의 남쪽 출입문이 윈더미어라면, 북쪽 출입문은 케즈윅이라고 볼 수 있다.
케즈윅을 비롯하여 버터미어, 코커마우스 등이 있는데, 좀 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날 것의 모습을 느끼고 싶다면 북쪽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가는 방법만큼은 남쪽 지역 여행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즉, 남쪽에서 호수지방의 케즈윅으로 간다면 M6를 타고 최대한 북쪽으로 가서 A66으로 빠져나갈텐데, 그것보다는 남쪽 출입문인 윈더미어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멋진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호수지방에서 운전하기 어려운 도로는 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케즈윅을 관광할 때는 시내만 구경하고 지나치기 쉬운데 시내에서 좀 더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Hope공원을 볼 수 있다. 영국에 있는 여느 공원과 비슷한데 공원 중간에 양들이 풀을 뜯고 놀고 있다. 이 공원을 조금만 지나면 호수와 내셔널 트러스트 숍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길 끝까지 걸으면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나오기 때문에 호수를 산책한다면 그곳까지 가보면 좋을 듯 하다.
케즈윅에 갔다면 버터미어를 꼭 들러보길 바란다. 사실 케즈윅에서 버터미어까지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터미어는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꼭 들려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목장에서 직접 짠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펍 등 버터미어의 먹거리도 훌륭하다. 버터미어는 호수와 산이 제대로 어우러져있기에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들려보아야 할 장소이다.
여러 곳을 추천했지만 사실 이름 모를 산 속의 어느 집을 빌려 일주일 내내 가만히 머문다해도 좋을만큼, 어느 곳을 가도 자연속에서 힐링이 되어 돌아 올 수 있는 곳이 레이크 디스트릭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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