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스웨덴 (2) 잊지 못할 무대

by eknews03 posted Nov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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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31일 저녁 ‘Korean Music Night(한국 음악의 밤)’ 콘서트가 열렸던 콘서트 하우스(Konserthuset)는 노벨상 시상식 장소로 유명한 스톡홀름의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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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당일 낮에 리허설을 하기 위해 드디어 극장에 처음 가보았는데, 공연장에 들어서자 정말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 동안 영국 및 유럽의 다양한 무대에 서봤지만, 이렇게 클래식한 정통 공연장은 처음이었다.

마치 서양 중세시대 영화에서나 등장할법한 멋진 극장, 그 무대에 악기들을 세팅해놓고 객석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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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무대에 내 기타가 올려져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열다섯 살 적 겨울날 나름대로 열심히 용돈을 모아서 3 5천원 짜리 첫 통기타를 샀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 땐 내가 여기까지 올 줄 정말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는데...

 

공연장 천정에는 멋지고 웅장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스톡홀름 시청 시의회 회의실 천정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하늘이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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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다가온 공연 시간, 대기실 문틈으로 살짝 내다보니 객석은 빈 자리가 없을 만큼 가득 차 있었다. 이날 관객으로 초청된 분들은 스웨덴 정치계, 문화계 인사들 및 스웨덴 한류팬들, 그리고 주스웨덴 대사님 및 스웨덴 주재상사 관계자분들, 한인 교민분들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공연이 시작되면 마치 꿈결처럼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끝나버린 공연, 늘 그렇듯 실수했던 부분들이 아쉽고, 긴장한 탓에 좀 더 즐기지 못했던 게 아쉬워서 또 다음 공연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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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 중 나는 함께 출연한 다른 뮤지션들의 연주와 노래에 너무 빠져서 나 자신이 연주자면서도 동시에 관객이 되어 벅찬 감동을 느꼈다. 특히, 이번에는 처음으로 영국 왕립 음대(Royal College of Music) 출신의 클래식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섰기에 더욱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뮤지션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니, 이번 콘서트 출연진 8명 중 나를 제외한 7명의 뮤지션들은 모두 음악을 전공한 프로들이었다. 물론, 나처럼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원도 당연히 나뿐이었다.

내가 그렇게 대단한 음악적 재능을 갖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음악을 함으로써 뮤지션의 삶도 경험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었다.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직장 생활만 했다면 내가 그토록 꺼려했던 다람쥐 쳇바퀴 굴리는 무미 건조한 월급쟁이의 삶을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고민들을 그렇게 음악을 하면서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었고, 동시에 안정적인 직장이 있기에 음악을 하면서도 그야말로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세계를 동시에 넘나들다 보니 어느 것에도 크게 얽매이지 않으면서 삶의 순간 순간을 여행하는 느낌으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20059월 영국으로 떠나오면서 한국의 지인들에게 달리기 시합이 아닌 여행 같은 삶을 위해 떠난다라고 했던 나의 철 없는 외침이 이렇게 현실로 이루어졌다니...

앞으로 또 어떤 무대에 서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스웨덴에서의 무대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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