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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9 16:29
EU정신에 도전하는 영국, 동유럽 국가와 마찰 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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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신에 도전하는 영국, 동유럽 국가와 마찰 빚어
EU 동유럽 회원국 국민의 영국 이민에 제한을 두려는 영국의 행보가 일단 저지되었다. 올해 10월 9일 자 유로저널 영국판 1면에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 몇 달 간 영국 내각은 EU회원국 국민의 유럽 내 자유이동과 유럽연합 예산조직 차등화(유로존/비유로존) 등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추진할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 12월 5일 아침 브뤼셀에서 이 의사를 전면화 한 영국과 이에 맞선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 대립각이 형성되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EL PAÍS지의 12월 5일 자 보도에 따르면, 이민문제와 관련해 영국과 비슷한 불안감을 드러내 온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는 이날 영국의 제안에 동의를 표하지 않았다. 회원국 내 자국이동은 유럽연합 정신의 핵심이기에 이에 선뜻 반대 입장을 드러내기 힘든 까닭이다.
자유이동 제한 대상국으로 암시된 동유럽 국가들은 이에 반발하여 적극적으로 논쟁에 참가했다. 헝가리와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는 자국의 노동력이 이민국들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본국 귀환 가능성 또한 높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유럽위원회도 동유럽 국가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조사결과를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타국에 체류하는 EU시민은 1퍼센트에 불과하며 이는 학생을 포함한 숫자이다. 영국이 사용한, 복지혜택을 노린 “대거 이주”라는 표현과 상반된 결과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는 회원국 국민들이 사회복지 시스템을 누리기 위해 일부는 위장결혼 등의 방식으로 영국 등 부유한 국가로 이주하며, 이로 인해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영국 측의 논리이다. 또한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들의 대거 유입으로 노동시장에 경쟁으로 인한 자국민에 피해가 가게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주 수상 데이빗 카메론은 파이낸셜 타임즈에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은 덜 자유로워야 한다”며, 빈국들이 일정한 부국으로 성장하기 전까지는 자유이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유입이 연간 일정 수에 달하면 나름의 제한을 둘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내무부장관 테레사 메이를 통해 5일 아침 유럽연합회의에서 설파된 것이다.
카메론 총리의 이 의견이 2015년 총선에 대비한 공약성 발언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반유럽주의와 반이민정책을 표방하는 우익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에 보수표를 분산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들은 독립당의 반이민정책제안을 옹호하는 보도를 하고 있지만, 영국 기업인들과 경영진들은 이에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5일 브뤼셀에서 제시된 자료에 드러나듯, 실상 동유럽으로부터는 영국국민보다 더 높은 노동의욕을 지닌 낮은 임금의 젊은 숙련 노동자들이 유입되어, 기업으로서는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동장벽철폐에 따라 수많은 동유럽 인구들이 서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 정확한 통계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몇몇 서유럽 국가들은 이민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이를 고려해 회원국들과 위장결혼 등을 통한 불법 이주에 제한을 두는 안을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모든 회원국이 이민 문제 해결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했다.
(사진: 올해 초 가디언지에서 독자들에게 공모한 포스터. 포스터 공모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시민들의 이주에 제한을 두려는 정부의 정책을 풍자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출처 엘파이스 EL PAÍS)
스페인 유로저널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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