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공공부채 심각, GDP의 93.4% 넘어
스페인의 공공부채가 올해 삼사분기에 들어 국내총생산(GDP)의 93.4%에 달했다. 스페인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9월 말에 기록한 공공부채는 6월에 비해 1.2% 상승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기록한 공공부채의 상승률은 20세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지난 6월 정부가 설정한 마지노선인 94.2%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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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페인 공공부채의 연도 별 증가 폭을 나타난 그래프. 세로축은 공공부채를 유로(백만)으로 나타낸 것이고, 가로축은 연도를 사분기로 나눈 것이다. 출처: 스페인은행(Banco de Espana)>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지 12월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7년 GDP의 36.3%에 불과했던 공공부채는 현재 93.4%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가의 원인에는 정부의 적자가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정부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GDP의 6.5% 이상에 해당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부채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 또한 늘어나 약 3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14년 공공부채가 GDP의 98.9%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인 역사상 최초로 1조 유로 이상의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올해 초 90% 아래였던 공공부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지만, 페르난도 히메네스 라토레 경제부 장관은 예상치를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삼사분기에 공공부채가 증가한 것은 전기요금부채상환자금(FADE)과 국고에서의 채권발행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시장에 융통한 26억 유로로는 전기회사에 진 빚을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국가 빚의 81.3% 지고 있어 공공부채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치주가 지고 있는 빚은 19%에서 19.3%로, 증가 폭이 크지 않았고, 시에서 지고 있는 빚은 4.2%에서 4.1%로 오히려 감소했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중앙정부가 관장하고 있는 사회보장보험으로, 1.7%의 상승을 기록했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진 공공부채는 총 8313억 2700만 유로인데, 이번 삼사분기에 130억 2500만 유로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온전히 중앙정부의 책임으로만 생각하기는 어렵다. 삼사분기 증가폭인 130억 2500만 유로 중 76억 유로가 사실상 지방정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요금 미납으로 인한 지방부채를 중앙이 떠안음으로써 생긴 것이다. 따라서 정확히 계산한다면 중앙정부의 부채는 7553억 유로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증가폭이 중앙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지방정부의 공공부채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는 1969억 5700만 유로로, 이번 삼사분기에는 29억 3000만 유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사상 최고 수치이다. 기타 자치단체의 총 부채는 417억 6500만 유로이고, 사회보장보험은 171억 9000만 유로의 부채를 기록했다.
스페인 유로저널 최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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