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와 빈곤, 유럽을 잠식하다.
(사진: 아테네의 한 보호소에서 새해맞이 점심식사를 기다리는 그리스 노인
–출처: YORGOS KARAHALIS: 로이터 REUTERS 통신)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 발발 후 6년이 흐른 현재, 유럽에서는 경제 양극화와 빈곤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영국 최대 푸드뱅크 운영 기관인 트루셀 트러스트(Trussell Trust)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영국 내에서 자선단체에 의존해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수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20배 증가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주 1997년 이래 자국 빈곤층의 생활수준이 최악에 다다랐음을 확인했고, 카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Caritas)의 도움을 받는 스페인 인구는 경제위기가 진행되면서 37만에서 1백30만으로 급증했다. 그리스에서는 말라리아와 페스트 등의 전염병이 다시 번지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EL PAÍS지가 1월 5일자 보도에서 인용한 유럽연합통계청 Eurostat과 OECD, 세계은행 등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내 불평등 지수는 80년대를 거치며 증가하였고, 90년대에는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 2008년 위기 직전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수치만으로 따지면 2007년의 유럽은 1970년 보다 더 불평등한 사회였고, 2008년 이후로는 빈부차가 지속적으로 증대하는 추세를 보인다.
유럽 내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곳으로는 발트 해 지역과 남유럽, 동유럽, 영국과 아일랜드가 꼽힌다. 즉, 중부유럽 국가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불평등화가 진행되어 왔다.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예외적으로 경제위기 동안 빈부차가 감소했다.
각종 조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치는 간혹 상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의 상위 20퍼센트는 하위 20퍼센트보다 소득이 다섯 배 많다. 스페인과 그리스에서 이 수치는 일곱 배 더 높다.
2010년 이후 강화된 긴축정책으로 양극화 및 빈곤문제가 더욱 심각해지자 최근 유럽위원회 등 정책 기관들은 피해상황을 점검하여 대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현재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과 함께 유럽에 행한 구제금융의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담당자들은 이 달 내에 관련국을 방문하고 차후 스트라스부르에서 위의 세 기구에게서 해명을 듣게 된다.
유럽 고용위원회에서는 원조계획이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키프로스 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유럽의회 스페인 의원 알레한드로 세르카스의 발언에 따르면, 오는 3월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릴 총회에서 긴축정책이 빈곤과의 전쟁과 사회유동성 및 노동시장에 끼친 중장기적 피해에 관한 보고가 이루어진다. 이것이 승인되면 붕괴된 사회보장시스템을 회복시키기 위한 재정지원 계획을 유럽연합에 요구하게 된다.
유럽의 양극화 수치는 미국 및 여타 신흥경제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지만,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청년 인구 절반 이상이 실업 상태에 처해 있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서도 청년실업률은 30퍼센트에 육박한다. 특히 긴축정책으로 인한 연금 축소 및 보건복지 혜택 감소에 따른 피해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고스란히 떠안았기에 이 문제가 스트라스부르 총회의 주 의제가 될 전망이다.
스페인 유로저널 이승주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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