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발 디플레이션 우려로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해
주요 선진국들의 물가상승률이 경기개선흐름에도 불구하고 낮아지면서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로존은 디플레 우려로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도 다소 불투명해졌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의 저물가 상황에 대해 중기 기대 인플레가 안정적이기에 일본식 디플레 징후가 아니라고 언급하며 시장우려를 진화하고 나섰으나 너무 빈약한 근거 제시로 시장을 설득하지 못했다.
그리스는 올 3월 이후 9개월 동안 물가가 감소하고 있으며, 11월에는 전년동월비 기준 -2.9%로 디플레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다른 남유럽국가도 물가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등 0% 내외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회복이 부진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물가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확산되어가는 양상이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데는 원자재 부문의 투자 지속과 수요위축이 겹치면서 나타났다. 세계경기의 회복흐름이 개도국보다는 선진국 주도, 투자보다는 소비 주도로 이루어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는 모습이다. 주요 원자재 소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석탄 50.2%, 구리 43%, 석유 11.7% 등 매우 높은 수준인데, 중국 등 거대 개도국의 성장 감속과 소비 중심의 성장 전환으로 향후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타이트오일 생산 증가, 남미 지역의 신규광구 증가 등 원자재 공급능력은 계속 확대되면서 생산비용 측면에서의 가격상승 압력을 낮출 것이다. 대체로 물가안정은 긍정적이지만 디플레이션 경고가 나오는 것은 구미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이 1990년대 일본의 경험과 비슷하기 때문이이라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1999년 2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약 7년간 지속적이었다.
장기간의 저성장기를 겪은 후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것이다. 1991년 버블붕괴 이후 부동산 및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서 기업과 금융부실이 확산되었고 금융중개 기능이 약화되었다. GDP 성장률이 1%내외에 그치는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었지만 물가는 1% 내외의 상승률을 유지하였다(물론 물가상승률도 한단계 하락하였다.
80년대 평균 1.9%에서 ‘93~’98년 불황기에는 0.7%로 낮아졌다). 버블붕괴 기간중 부실채권의 처리가 지연되고 금융권 부실문제가 오랫동안 해소되지 못하면서 금융기능저하도 가져왔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된 후 대형 금융기관 파산 등 추가적인 충격이 발생하면서 디플레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선진국들의 상황과 매우 유사해 향후 선진국들의 디플레이션 발생 및 지속이 우려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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