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 '한국 문화에 자부심 느낀다'
한국인들은 K팝 등 세계적 한류 열풍과 아리랑·김치 등 잇단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등으로 한국 문화에 자부심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1월 30일 스페인 마드리드 모누멘탈극장에서 한국인 지휘자가 이끄는 현지의 밀레니엄 합창단 등이 참여한 ‘송 오브 아리랑' 공연(사진)이 열렸다.
우리의 '아리랑’은 이제 세계의‘아리랑’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은 지구촌의 ‘인터넷 유저’들이 애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선정한 첫번째 뮤직 어워드(YouTube Music Awards)에서 걸그룹 소녀시대가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다.
지난 11월 3일 전 세계 음악 팬들이 생중계로 방송을 보며 투표해 수상자를 결정한 제1회 유튜브 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소녀시대는 정규 4집 타이틀 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 글로벌 스타들을 제치고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다.
유튜브를 비롯해 온·오프라인에서 펼쳐지고 있는 K팝 스타의 선전은 밖으로 한류 확산에 기여할 뿐 아니라 안으로 우리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3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 2008년 조사와 비교해 우리나라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이 크게 향상된 가운데 특히 ‘K팝 등 대중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문화와 관련해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모든 문항에서 80% 이상으로 나왔다. 항목별로 문화유산이나 유물(93.1%), 한식이나 한복(92.7%), 충효사상 등 정신문화(85.9%), K팝 등 대중문화(81.5%) 등이었다. ‘K팝 등 대중문화’는 2008년에 비해 27.9%포인트 증가, 가장 크게 늘었다.
‘문화유산이나 유물’ ‘한식이나 한복’에 대해 높은 자긍심을 보여준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있었던 일련의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 등재 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최근의 일로 지난 12월 5일 ‘김장문화’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마침 이날은 우리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은 날이기도 했다.
공식적인 문화재 등재뿐 아니라 그동안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전해진 각종 한국 문화 관련 소식들도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한몫 했다.
지난 2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트위터에 공개한 김치로 인해 당장 김치가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또 영화 <엑스맨>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휴 잭맨을 비롯한 ‘글로벌 셀러브리티’들이 보여준 한식·한복사랑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전반적인 우리 문화 수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 일조했다.
한국어·한글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한국어와 한글을 전파하는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의 전체 수강생 수 역시 2013년 한 해 동안 크게 증가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51개국 117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세종학당에서는 연간 3만6천여 명의 수강생이 교육을 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25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이젠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과 포용 가져야
해외 언론의 시각도 한국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호기심이 가득 담겨 있다. 지난 11월 27일 미국의 CNN은 영토가 세계 109위밖에 되지 않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으뜸인 10가지(10 things South Korea does better than anywhere else)를 소개했다.
그 첫번째가 인터넷·스마트폰 문화다. CNN은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82.7퍼센트에 이르고 전체 인구의 78.5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래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알고 싶다면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으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미국을 능가하는 신용카드 사용률, 유별난 일 중독과 폭탄주를 불사하는 직장 음주문화, 달팽이 크림은 물론 생화 매니큐어까지 만들어내는 화장품에 대한 실험정신 등이 꼽혔다.
이들 10가지에는 자긍심을 높이는 항목도 있지만 그 이면을 되돌아보아야 할 항목도 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는 홍콩 여성 메이가 60일간의 한국 생활을 소개하고, 영국 남자 조쉬가 ‘런더너’들에게 김치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있다.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적 태도, 애정을 담은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역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과 포용의 의미를 함께 느낄 때이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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