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살이 키로 간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과체중으로 이어질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물론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칼로리의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지고 밖에 나가 뛰어 노는 시간보다 컴퓨터 앞을 지키는 시간이 더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살이 키로 간다’는 옛말을 적용하긴 힘들다. 그 이유는 체지방과 성장호르몬과의 관계에 있다.
성호르몬은 체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하고 지방 분해는 촉진해 성장을 이루는 역할을 하는데 만일 체내에 불필요한 지방이 많이 있다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분해하느라 정작 성장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실제 비만아의 경우 혈중 성장호르몬 농도가 정상 아이들보다 적게 나와 지나친 체지방이 성장에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조숙증도 문제가 된다. 체지방은 성호르몬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랩틴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랩틴은 사춘기를 빨리 오게 만들고 이로 인해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도 앞당겨진다. 사춘기가 빨리 오면 또래보다 키가 더 커 보일지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최종 신장은 더 작아질 수 있다.
그 밖에도 소아비만은 고혈압, 당뇨와 같은 각종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추후 성인비만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들이 제공하는 음식 위주로 섭취하며 식습관이 형성되기 때문에 소아비만에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엄격한 식사제한은 금물. 편식을 금하고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과 칼슘 섭취에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단을 통해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식단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신체활동을 늘리고 충분한 수면시간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정선한의원 임태정 원장은 “소아의 체중관리는 성인과 똑같은 방식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비만을 관리하면서 성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적인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전문가를 찾아 식생활 관리와 운동지도, 성장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한국 유로저널 이인규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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