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필립의 정치평론
삼국지와 한국 정치판
소설로 풀어본 2014년 한국 정치
한나라가 망하고 수 많은 영웅들이 각 지방을
배경으로 세력을 결집하여 무주공산이 된 중원 회복을 노리는데…. 껍데기만 남아있는 황제를 볼모로 한
조조는 황하강 근거지로 삼고, 손견은 강남이라 불리는 양자강 남쪽에서 힘을 기르고, 가장 늦게 세력을 불린 유비는 산간벽지라 할 수 있는 서쪽에 둥지를 틀게 된다.
한국의 2014년 정치를 논하면서 근 1800여년 전 삼국지를 논함은 어연 일인가?
바로 한국의 최근 정치판이 삼국지를 빼다 박았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정보부가 공작을 했던, 군이 개입했던, 수단 방법을 총동원한 GH는 과반수 득표라는 현대사 대통령 선거전에서 최고의 전과를 올리며 명실공히 중원을 장악하게 된다. 서기 200년 관도대전에서 원소의
70만 대군을 그 병력의 10분의 1에 불과했던
조조가 승리한 것이나 진배없는 승리였다.
하여 현 GH 의 정치판에서의 위치는 변수가 아닌, 상수로 그 역할이 바뀌어버렸다. 이러한 상수에 대해 촛불이든 철도든 의사들이 들고 일어나야 변수로 변할리 없다는 것이다. 상수란 그 입력값이 명확한 까닭에 출력값 또한 예정돼 있다.
그 상수는 앞으로 4년이라는
기간이 지나야 소멸되게 돼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기타 변수들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하는 대목인데...
안철수 종속변수인가 독립변수인가
지금까지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독립변수로써 톡톡한 재미를 맛보고 있었다.
대권을 누가 먹든 형님과 아우님은 낮에는 싸우고 밤에는 어깨동무로 룸싸롱을
휩쓸고 다닌, 한마디로 태평성대, 여왕폐하를 목청껏 외쳐오다가(오죽하면 민주당을 공무원이라 할 것인가) 불쑥 나타난 애송이가 자신들의
주무대인 장터판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안철수-“야덜아, 같이 먹자. 니들 많이 묵었다 아니가.”
새누리- “뭐라꼬? 이 문디자슥, 여기가 어디라고?”
민주- “쟈가
뭔소리여? 아야, 이 밥그릇은 우리가 먹기도 부족헝게 쩌그
가보라고잉, 안그렇습니까? 형님”
새누리-.”하모, 쟈 같은 범생이가 낄 판이 아니고만, 어여 먹드라고 동상”
사단은 장터판에 모여있던 장사꾼들과 장객들이 이 양아치들 대화를 엿들을 것이다.
“자덜이 처먹는 것이 우리 가계에서 훔쳐간 것 맞지?” “맞심더, 내 장바구니에서도 빼내갔구만.”
그러나 어차피 장터를 열리게 할려면 저런
양아치들이 동네 방네 떠들고 다녀야 장꾼들이 모여드는 까닭에 어느 누구도 양지쪽에 앉아 밥그릇 싸움을 해대는 그들을 내쫓으려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인된 조폭들로 세를 이룬 이들의
위세에 길들여졌던 오랫동안의 복종이 습관이 된 까닭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과 친노들에게 눈탱이
밤탱이된 안철수가 이번 판에는 민주당 멱살을 잡고 흔들어대고 있으니...
민주- “이거 안놔? 캑캑…형님 야좀 말려주드라고.”
안철수에게 목이 잡힌 민주당이 발버둥을 치고 있으나 이미 자신들의 철밥통을 챙긴 새누리 패거리들은 짐짓 딴
청을 부리며 돌아서고 말았다.
둘러썬 장꾼들은 저마다의 이익에 따라 응원전을
펼치고 싸움이 드세질수록 걸어놓은 판돈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 걸었던 장꾼들은 판판히 깨지는
자기 편 선수에게 실망한 나머지 새로 등장한 안철수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민주-“야아, 철수야. 이거 놓고 말로 하자, 말로.. 캑캑.”
안철수-“지난
번 말로 하자고 하고선 뒷통수 친 놈들이 뭔소리여? 이번에 힘으로 한번 해보자구.”
왕초가 멱살을 잡히든 말든 떨어진 밥알이라도
챙길 양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문재인이 안철수의 외침에 찔끔한다. 그 뒤통수의 달인이 바로 문재인
자신인 까닭이다. 민주당의 원망의 눈빛에도 문서방은 입술을 한 일자로 굳게 닫은 채 양쪽 어깨를 들썩할
뿐이다. ‘난 모르는데 알아서들 하셔.’하는 뭄짓이다.
‘썩어도 준치’라고 한 시대를 호령했던 민주당이
안철수에게 호락 호락 당할 일은 없겠으나 안철수가 죽고살기로 덤벼드는 상황에서는 그 마당인 서울은 고사하고 안방인 전라도마져 내놓아야 할 처지다.
무엇보다 안철수가 더 이상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라는 것을 깨닫지 않고는 민주당의 몰락은 예정돼 있다.
종속변수란 상황에 따른 작전상 후퇴가 있을 수 있으나 독립변수의 경우 작전은 ‘못먹어도 고’일 수 밖에 없다.
다시 안철수가 양보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민주당
살리기가 아닌, 안철수 자신이 죽는 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지 않았다면 어번 싸움에 끼지도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과 안철수가 맞서는 상황은 서울 시장이고
각 지자체 장이고 모두 새누리당 밥상에 올려질 어부지리로 끝날 것이다. 그래도 안철수는 잃을 게 없다. 민주당을 살려야 한다는 부채도 없다.
인기도 5%를 밑돌던 박원순이 50%에 육박하던 안철수로부터 혼쾌한 후보 양보를 얻어냈던 과거가 있음에 박 시장과 안철수가 맞붙는다?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수록 지난 대선의 후보단일화 과정이 되풀이 될 뿐이다.
그 피로도는 설혹 단일화가 성사됐다 해도 이미 전의를 상실시키기에 충분하다.
읍참마속(泣斬馬謖)- 민주당이 살아날 유일한 길
거창한 출사표까지 올리며 출진했던 북벌이
실패로 끝나자 공명은 뒤숭숭한 민심회복과 풀어진 군대의 기강의 세우기 위해 자신이 가장 아끼던 마속의 목을 베고 자신은 승상의 자리에서 물러선다.
바로 이 대목이 민주당이 오는 6월 지자체 선거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지난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소재를 망각하고 자신들의 철밥통을 쓰다듬고 있던 민주당이 필마단기로 달려드는 안철수에게 쩔쩔 매는 원인이다.
문재인 하나 살리자고 민주당이 죽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문재인과 친노가 스스로 마속이 되는 길이 공무원 취급을 받고 있는 민주당을 살리는 것이다.
그것이 차후 본인들의 화려한 부활을 담보하는 것이겠지만서두…
유로저널 국제국장
박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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