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의 영국 시사 이야기 (5)

by eknews posted Feb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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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의  영국 시사 이야기 (5)
나와 다른 것은 다 악인가? 

[홍수가 동성애자 때문인가?]
데이비드 실베스타(David Silvester)라는 영국독립당(UKIP)의 핸리-온-템즈(Henry on Thames) 시의회 의원이 이번 1월의 홍수가 동성애자들 때문에 하늘이 노해서 생긴 것이라고 발표를 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데이비드 실베스타는 “성경에 어긋난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현 정부가 인정을 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노해서 이번 물난리를 겪게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인간은 엄마의 뱃속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세포분열을 한다. 비슷한 세포분열을 하지만 모든 인간이 동일한 세포분열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머리를 형성하는 세포가 어떤 이는 백만번 분열하고 어떤 이는 백만 열번을 분열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머리가 크고 어떤이는 머리가 작을 수도 있다. 어떤 이는 다리 근육관련 세포의 분열이 제대로 되어 튼튼한 다리 근육으로 축구선수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사람은 이처럼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로다른 환경에서 서로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그리고 성장환경 역시 서로 다르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이는 남자로 태어나고 어떤 이는 여자로 태어난다. 그리고 어떤 이는 남자로 외형을 갖췄지만 여성의 내면을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여성으로서의 외형을 갖췄지만 남성의 내면을 갖고 태어나기도 한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게 하나님의 섭리였건 아니면 자연의 영향이었건 그것도 아니면 엄마 배속에서 인간으로 형성될 때 호르몬의 작용이었건 그건 당사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서 얼룩말을 공격하여 잡아먹는 사자는 왜 육식동물로 태어났을까? 사자 스스로가 엄마 배속에 있을 때 나는 육식을 좋아하니 육식동물로 태어나야지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냥 사자로서 육식동물이다. 그래서 얼룩말을 잡아 먹어야 산다. 그런 사자를 보고서 “너는 왜 육식으로 태어나서 가녀린 얼룩말을 잡아먹는 악행을 하는가?”라고 꾸짖는다고 해결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자는 육식동물로 태어난 것이다.
동성애자 문제는 태초부터의 문제였던 것 같다. 성경을 포함한 무수히 많은 문헌들이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런데 그들 역시 그렇게 태어난 것이 아닌가? 사자가 사자로 태어났듯 동성애자 역시 어떤 이유로 그러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 홍수가 났는데 그 이유가 동성애자들 때문이라는 해석은 어떠한 정치적 해석이라 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주장이다. 세랑게티 초원에 가뭄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사자들이 육식을 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노해서 그렇다는  주장처럼 어처구니 없는 괘변이다.
어떤 이는 사자를 우리에 가두고 풀을 주면서 초식동물의 본성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사자를 굶겨 죽이는 짓이다. 우리는 우리와 모습이 다르면 모두 배격하고 이단시 한다. 대부분의 우리는 이성애자다. 이성애자의 눈에는 동성애자를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격하고 범죄시한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우리와 같아지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이성애자이므로 모든 동성애자는 잘못 된 것이며, 그들은 이성애자로 되돌아 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데이비드 실베스타라고 하겠다. 내가 청바지를 입었다고 모든 사람들이 청바지를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정부 보조금]
현재 16세부터 64세 사이의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을 할 수 없는 가정에 지불하는 정부 보조금이 연간 2만6천 파운드로 제한하는 법률이 시행되었다. 이는 가정당 지불되는 보조금이 매주 500파운드로 제한 된 것이다. 현재 이 정부 보조금 총액 제한으로 영향을 받는 가정이 4만 가정에 달한다고 한다. 
보수당 당원들은 쉽게 말한다. “나가서 일을 하라. 그것이 국가를 위한 길이며 너와 너의 가정을 위한 길이다” 라고. 나는 열심히 일을하여 세금도 내고 잘 먹고 잘 사는데 너는 왜 일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정책을 슬금슬금 시행하는 것이다.
나는 열심히 일을 하는데 너는 왜 일을 하지 않느냐? 좋은 명제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 속에는 나와 다른 너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조건 속에서 사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어떤 가정은 가장이 열심히 일을 하다가 몸을 다쳤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오랜 시간동안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아내는 3명의 어린 자녀를 돌보느라 힘이 들다. 막내는 엄마가 필요한 생후 8개월이다. 그런 가정에 지불되는 보조금이 매주 500파운드로 제한 되었다.  집세를 먼저 내고 나면 전기와 가스, 식료품비가 모자라고, 전기와 가스, 식료품비를 먼저 지불하고 나면 집세가 모자란다. 
가정마다 사정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정부보조금을 받지 말고 나가서 일해라” 라고 주장한다. 그 가정의 가장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속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런 가정에다 대고 “부인이 나가서 일을 해서 먹고 살아라”라고 한다. 그 부인 역시 나가서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면 8개월 된 막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리고 아침에 두 녀석을 유치원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후에 데려오는 일을 누가 하면 좋을까? 전문 기술이 없어 단순 노동을 해야하는 그 부인을 위하여 기다리는 일은 무엇일까?
나와 사정이 다를 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살지만 나와 다른 저들도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  당신도 언제까지 건강하고 언제까지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실패도 하고 때로는 실업도 한다. 그럴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보장제도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만일 나와 다른 저들을 공격하여 저들이 굶주림에 직면한다면, 그 자녀들이 굶주리는 상황이 온다면 저들은 가만히 있을 것인가? 오히려 지금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이 한숨을 돌리며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가 있기때문에 나와 내 가정이 보호되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한인사회]
별로 크게 성공해 본 경험이 없는 우리 재영 한인사회를 되돌아보자. 얼마나 많은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공격”이 우리 한인사회 안에서 횡횡하고 있는가? 
그 예를 들어보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사의 자유가 존중 받는다. 누구나 모임을 만들 수 있고, 모임에 참여할 수 있고, 자유롭게 탈퇴할 수 있고 자유롭게 모임을 해체할 수 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지탱되는 기본 가운데 기본이 되는 자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재영한인총연합회의 임원들은 재영한인연합회를 “짝퉁”이라고 소문을 내고 있다. 나와 다르면 다 짝퉁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재영한인연합회의 명예를 추락시키고 그 하는 일을 방해하는 행동으로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된다. 당연히 재영한인연합회는 그러한 소문을 내는 사람들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 할 것이며, 소송에 적합한 증거들을 모으고 있다. 
왜 이러한 “짝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일까? 누구나 모임을 만들 수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인들이 모여 재영한인연합회를 만들었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그리고 그 권리는 법이 보장하는 권리이다. 그러한 단체를 나의 단체와 다르다는 이유로 “짝퉁”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민주주의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성숙하지 못한 자세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것부터 이해하자]
나와 다르다고 모두 공격하는 일을 이제 그만하자. 나와 다르기 때문에 내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김인수 (영국이름 Andrew King)
Andrew Law Consultancy Ltd.
law999uk@gmail.com
07915-86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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