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약 사용 실황- 독일의 허용 하 통제 원칙
(사진: 마약투여가 가능한 독일 베를린의 한 센터 –출처: 엘파이스 EL PAÍS)
지난 2월 초, 오스카상을 수상한 헐리웃 유명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헤로인으로 추정되는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하면서, 유럽 내의 마약 사용의 현주소와 각국의 통제정책의 효용성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EL PAÍS지가 인용한 유럽 마약과 마약중독 감시센터(EMCDDA)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유럽 내 아편 사용자 수는 140만으로 성인 인구의 0.41퍼센트이다.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헤로인 복용은 전반적으로 최근 십 년 간 감소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1~2만 명이 과다투여 및 마약사용 관련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유럽에서 유통되는 마약은 대부분이 동남아시아 산이다. 아편은 세계 총 생산량의 80퍼센트를 생산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들어온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헤로인은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온다.첫 번째 경로는 유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소위 “발칸 길”로 불린다. 터키를 거쳐 발칸반도 국가들을 지나 중부유럽을 거쳐 북부와 남부유럽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비단길”로 불리며 카프카스 지역 국가들을 거쳐 러시아와 벨로루시, 우크라이나를 통과한다.
“발칸 길”에서 북부유럽과 남부유럽 전의 분기지역 독일에서는 마약투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독일의 정책은 무조건 마약을 금지하여 음성화시키기보다 거래 통제와 잘못된 마약 사용으로 인한 이차피해를 방지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현재 독일 내에는 마약 투여가 가능한 기관이 총 24개 존재한다. Birkenstube는 베를린에 위치한 센터로, 이용자들은 무균환경에서 청결한 주사기로 도우미와 의사의 감독 하에 마약을 주사하거나 흡입할 수 있다. “등록”을 거쳐야 이용이 가능하지만 정보는 비공개다. 경찰은 이에 접근할 수 없다.
80년대부터 헤로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독일은 90년대부터 해결책의 일환으로 마약투여가 가능한 센터를 운영해왔다. 위에 언급된 Birkenstube의 운영 목적은 상담이나 치료가 아니다. 이용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관련 기관으로 연결시켜주지만, 기본적으로 중독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게 마약투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마약중독자들이 의사에게 처방받지 않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은 1994년 이를 위한 법이 도입되면서 가능해졌다.
거리에 만연하던 마약사용자를 통제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이러한 기관 덕에 거리나 역에서 주사를 놓는 젊은이들이 사라졌고 잘못된 투여로 인한 사망자 수도 줄었다. Birkenstube에서 일하는 Christian Hannis의 발언에 따르면, 적어도 “이곳에서는 과다투여로 죽는 사람은 없다.”
헤로인 투여가 만연하던 80년대와 비교하면 상황은 자료상으로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정부마약통제사무소의 자료에 따르면 등록된 중독자수도, 경찰에 압수된 헤로인 양도 줄었다. 잘못된 주사로 감염되기 마련인 간염과 HIV감염도 억제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낮아진 수치만으로 마약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 많은 헤로인 중독자들이 금단증상 치료제인 메타돈 처방에 기대고 있고, 이는 아직 마약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마약이 공공연하게 유통되는 현실을 인정한 독일의 정책은 상황이 매우 다른 한국에서는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과다투여 및 잘못된 사용으로 잇따른 인명손실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 참고할 만하다. 아침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까지 운영되는 Birkenstube의 카페 벽에는 “이곳에서 죄책감 해소금지”라는 표어가 걸려있다.
스페인 유로저널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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