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월경전증후군,치료 미루면 증상 심해져
생활에 불편을 주는 자잘한 것들은 의외로 문제 해결이 더디다. 불편할 때만 참으면, 다시 불편해 질 때까지는 잊고 지내게 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생리 전에 여러모로 예민해져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월경전증후군’도 비슷한 불편이다. 대체로 생리시작 4~5일 전부터 손발이 붓고 변비나 여드름, 두통이 심해지며, 유방통증, 복부팽만, 우울 및 불안한 심리 등 개인에 따라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단 생리가 시작되면 불편감이 줄어들면서 다음 생리 전까지는 문제를 잊게 되는 증상이 매달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월경전증후군은 10대 초경부터 중년의 폐경까지 수십 년간 매달 같은 증상을 겪는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본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의 생활과 업무에 끼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김지연 위원은 “월경전증후군(PMS)은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편이지만, 그 기간만 참으면 없어진다는 특성과 생리는 ‘원래 불편한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여성이 방치하고 있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월경전증후군 관련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생리 관련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 중 병원을 방문한 여성은 10%에 그쳐, 호주, 홍콩, 태국, 파키스탄 지역의 평균 37%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월경전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국 여성들 대부분이 적절한 치료를 못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지연 위원은 “생리 전 불편을 완화하는 생활습관으로, 평상시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식을 피하고 하루 세 끼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게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카페인, 알코올, 흡연, 짠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스트레스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므로 심호흡, 산책, 샤워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추천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전문의와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피임약을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할 경우 복용 전과 비교하여 몸 상태가 많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므로, 매달 반복되는 불편을 참고만 있지 말고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받을 것을 조언했다.
한국 유로저널 이인규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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